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현대그룹주와 SK텔레콤 등 SK그룹주, 제약사, 건설사 등 총 150개 상장사가 14일 동시에 주총을 개최한다.
■‘슈퍼 주총 데이’ 관전 포인트는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현대자동차다.
증시 ‘큰 손’ 국민연금이 정몽구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건에 반대표를 던지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분식회계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이유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4.56%.
국민연금을 제외한 다른 기관투자가들은 찬성표를 던졌고 현대차 측에서도 우호지분 등을 모아 전일 기준으로 찬성의결권이 40% 넘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재선임 건이 통과되는 데는 별 문제 없겠지만 여론의 부정적인 시선은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미 미국 투자자문사로 주요 기업 주총에 앞서 기관투자가들에게 의결권 행사 방향을 권고하는 ISS거버넌스서비스가 정 회장에 대해 이사회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피델리티코리아와 알리안츠생명보험 등 기관으로부터 반대표를 받았다. 당초 발행주식총수의 30%로 제한했던 신주발행 한도는 없애고 긴급자금 등을 위해 제3자 신주 발행 조항을 정관에 추가한다는 정관 변경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주식수가 늘면서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현대중공업측에서는 반대기관 지분율이 1% 미만으로 미미해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SK계열사는 일제히 같은 날 주총을 연다.
SK 역시 최태원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이 안건으로 나와있다. 그러나 분위기는 현대차와 달리 우호적이다. 이날까지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기관은 하나도 없었으며 ISS거버넌스서비스도 재임을 지지했다. SK가스는 경영안정성을 위해 이사의 임기를 1년 늘렸다.
대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타이어 역시 이번 주총에서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했다. 기존 500억원이었던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 총액을 각각 3000억원으로 대폭 늘려잡았다.
DM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떠들썩했던 한국석유공업도 어느 주총보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번 주총때는 양측 모두 주주들로부터 위임권을 확보해 용역들을 대거 주총장에 배석시키는 등 치열한 공방을 벌였었다.
■신사업 진출, 금융권 사외이사 선임 러시
상장사들은 이번 정기주총에 사업목적을 추가하고 신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앞으로의 먹거리 만들기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기업도시개발사업 등 22개의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태안기업도시 운영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금호산업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개발을 강조했고 현대중공업이 농업과 산림사업, SK텔레콤은 전자금융업과 영화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교수나 법조계 출신이 주를 이뤘지만 금융권 인물의 신규 선임도 두드러졌다.
SK케미칼이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려놨고 △금호석유화학은 이수길 전 한빛은행 부행장 △현대건설은 박환균 전 우리은행 감사, 이수명 전외환은행 본부장, 이상진 국민은행 부행장 등이다.
이 밖에 금호타이어는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hug@fnnews.com안상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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