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여야 공천 ‘후폭풍’..갈수록 격화

여야가 극심한 ‘공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각각 텃밭인 영남권과 호남권에 대한 ‘공천 칼날’을 들이대 현역 의원들을 무더기로 탈락시키자 낙천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탈당 및 제3의 신당 합류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등 여야 공천파동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영남권 현역 의원 25명이 대거 탈락하면서 영남발(發) ‘물갈이 태풍’이 휘몰아친 한나라당은 계파에 상관없이 심사결과에 강력 반발하면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측근들이 대거 낙마한 박근혜 전 대표가 ‘사적 공천’이라며 강도높게 반발하면서 측근 의원들과 연쇄 접촉을 통해 조만간 최종 입장정리를 할 예정이어서 박 전 대표의 ‘결심’에 따라 한나라당의 진로가 중대기로에 섰다.

박 전 대표측 탈락 인사들은 ‘사천에 의한 박근혜 고사작전’, ‘원칙, 기준도 없는 밀실공천’ 등으로 규정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회동을 통해 집단 탈당, 신당 합류 등 향후 대책을 숙의하는 등 조직적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 과정에서 친박측 이규택 의원 등 수도권 탈락 인사들과 영남권 낙마 인사들간 무소속 보다는 신당 합류쪽 의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최근 참주인연합에서 당명을 바꾼 ‘미래한국당’ 합류 가능성이 점쳐진다.

친박 좌장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 심사과정의 청와대 개입설을 주장하면서 ‘박근혜 말살작업이 시작됐다”며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재오, 이방호가 공천 개혁을 빙자해 박근혜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이번 공천은 한마디로 ‘청와대 기획, 밀지 공천’이다”라고 주장했다.

친박측 유기준 의원도 내주초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며 친이명박 계열의 5선 박희태 의원과 3선 권철현, 초선 이성권 의원 등도 공천 결과에 반발하면서 재심청구를 했다.

통합민주당도 탈락 인사들이 공천심사에 반발하면서 탈당을 선언하는 등 공천 후폭풍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이인제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공천 탈락과 관련해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지역 유권자들의 뜻을 묻겠다고 밝혀 사실상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신중식·이상열·채일병 의원 등 구 민주당 출신 ‘통합파’ 의원들과 긴급 회동을 통해 무소속 연대 및 구락부수준의 결사체 구성 등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일단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탈당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서울 송파병 공천에서 탈락한 이근식 의원도 이날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경기 광명갑 공천에서 낙마한 이원영 의원 역시 재심 요청 거부시 탈당 의사를 내비치는 등 탈락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또 채수찬 의원 등 전북지역 낙천자 지지자들이 공천심사 결과 공개를 요구하며 집단 반발하고 일부 지역에서 공천효력 가처분신청이 제기되는 등 공천 후유증이 심화되고 있다.

/haeneni@fnnews.com정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