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조선업계,기술지킬 특단 대책 세워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4 16:28

수정 2014.11.07 10:48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조선 기술을 빼내려는 시도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내 굴지의 조선업체 퇴직 임원이 35조원대 가치를 지닌 조선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려다 발각된 데 이어 또 수십조원대 기술 유출이 적발됐다. 구속된 4명 중 한 사람은 국내 한 업체의 협력사 직원으로 근무하다 퇴사하면서 800여척의 선박에 대한 각종 사양서와 설계도면 등 엉업비밀 자료 7400여개를 빼돌린 것이다. 이 자료는 연 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조선업체가 건조 중인 선종의 80%에 적용되는 기술로 충격적이다.

외국으로 기술이 유출됐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이 빼돌린 자료 중에는 국내 조선 분야 7대 국가 핵심 기술 중 하나인 LNG, LPG 운반선 설계 기술 관련 자료도 포함돼 있다. 또 다른 국내 조선업체는 조선소조차 완공되기 전에 이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상반기 외국 선박회사에서 8000억원 규모의 벌크선 8척 건조계약을 수주하기까지 했다.
기술을 빼돌린 사람이 국내의 3대 조선업체 설계 전문인력들로부터 영업 비밀자료를 받아 다른 조선업체 임원에게 전달함으로써 가능했다.

검찰측에 따르면 선박 설계 관계자들은 평소에도 협조라는 명목 아래 서로 자료를 주고 받을 정도로 기술 보안에 둔감했다.이 같은 관행이 전직할 때 몸값을 올리거나 새로운 설계업체를 설립할 때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 임원들의 경우 정년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마저 있을 정도다. 국내 조선업체에 비해 기술력이 10∼20년 떨어지는 중국 조선업체들이 퇴직한 국내 조선업체 임원들을 경쟁적으로 데려가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기술 유출 사건이 조선업체들이 보안시스템을 철저히 갖추기 이전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기술유출 사건이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철저한 컴퓨터 보안을 실시해왔고 그 이후에는 기술유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철저한 보안이 이뤄지더라도 빈 틈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
조선업체들의 보다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