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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김형태, 제주 강풍 뚫고 공동 선두...발렌타인챔피언십 2R


【제주=정대균기자】“바람이 강하게 불땐 바람에 강한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무슨 소리, 스윙에 변화를 주면 된다.”

14일 유럽골프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200만유로) 2라운드가 열린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GC(파72·7345야드). 그린에 볼이 서 있지 못할 정도인 순간 최고 풍속 44마일의 강풍이 불었다. 그로 인해 경기는 예정 시간보다 2시간 가량 지연됐다. 강풍 속에서도 선수들의 타수 사냥은 계속됐다. 나름대로 바람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활용해서다. 눈에 띄는 것은 ‘드라이버 교체’ vs ‘스윙변화’.

드라이버 교체를 선호하는 타입은 ‘한국산 탱크’ 최경주(38·나이키골프). 최경주는 이날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중간 합계 4언더파)를 쳤다. 강한 바람이 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괜찮은 결과다. 1라운드 7번홀에서 드라이버샷 미스로 더블보기를 범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던 최경주는 드라이버를 바람에 강한 것으로 바꿨다. 1라운드 사용했던 나이키 ‘스모 스퀘어’ 대신 라운드형의 ‘나이키 스모2’를 들고 나온 것. 이 드라이버는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 우승 당시 사용했다. 두 드라이버간의 차이는 단지 로프트각 뿐. 스모 스퀘어은 9도, 스모2는 8.5도라는 것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경기후 최경주는 “그린에서 브레이크를 읽는 것에 애를 먹었을 뿐 드라이버샷은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대만족이었다”고 말했다.

스윙 변화로 강풍을 극복함으로써 대성공을 거둔 대표적 타입은 김형태(32·테일러메이드). 김형태는 강풍에도 불구하고 보기는 단 1개로 틀어 막고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6타를 줄여 중간 합계 9언더파 공동 선두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김형태가 타수를 줄일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다름 아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애용하는 일명 ‘스팅거 샷’으로 드라이버샷 스윙을 바꾼 것이다. 바람이 많고 어려운 코스일수록 성적이 더 좋다는 김형태는 “앞바람이 강할 때는 볼 위치를 스탠스 중앙에 두고 폴로스루 때 릴리스를 적게한 뒤 몸으로 볼을 누른 듯한 스윙으로 스윙을 바꾼다”면서 “평상시에는 폴로스루 때 릴리스가 크게 되면서 헤드가 어깨 높이로 올라가 볼이 많이 뜨지만 샷을 이처럼 바꾸게 되면 헤드가 지면 높이가 돼 바람의 저항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스팅거샷’을 위해서는 강한 체력이 전제조건. 김형태는 동계 시즌에 예전과 다른 훈련 방법을 택했는데 와이프와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체력 위주 훈련을 한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올 목표인 국내 상금왕 등극이 실현되면 미국 진출을 시도하겠다는 김형태는 “오늘 같은 바람에도 스코어를 잘 냈으니 남은 이틀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만 5타를 줄인 폴 맥긴리(아일랜드)가 김형태와 어깨를 나란히 한 가운데 최경주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도 4타(중간 합계 8언더파 136타)를 줄여 선두를 1타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golf@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