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한국 대표브랜드’ 흔들어서야/차석록기자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4 18:06

수정 2014.11.07 10:46



몇년전 중국 상하이 출장때 만난 D건설중장비업체 현지 지점장은 삼성전자 직원들을 만나면 “고맙다”는 인사를 꼭 했다고 한다.

그것은 당시 삼성전자 핸드폰인 애니콜(해외 명칭은 삼성폰)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3개월치 월급을 모아서라도 사고픈 핸드폰일 정도로 중국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을때였다. 마치 탤런트 이영애씨가 주인공으로 나온 드라마 ‘대장금’이 한류열풍을 일으켰듯이,당시 중국대륙에 삼성폰 열풍을 불러모았던 것이다.

그 지점장은 삼성폰 덕분에 영업하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즉,고객들이 ‘삼성폰이 최고’라며 엄지를 세우면서 상담도 쉽게 풀렸다는 것이다.

삼성폰이 최고의 품질을 갖춘 핸드폰였기에 그 건설중장비업체의 중장비도 당연히 좋은 품질을 갖고 있을 것으로 중국바이어들이 인식(사실 품질도 좋았다)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우리도 한때 미제나 일제라면 무조건 좋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다(지금도 일부는 그런 인식을 갖고 있지만).그것은 결국 브랜드효과다. 국가 브랜드가 좋으니까 그나라에서 생산되는 제품들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소비자들에게 주는 것이다. 그 국가브랜드도 결국은 좋은 제품브랜드가 쌓여서 형성되겠지만.

기업이나 국가가 일류브랜드로 인식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까. 몇년전 A그룹에서 분리된 B그룹은 새로운 그룹을 알리기 위해 1년간 수천억원을 광고비로 쏟아 부었다. 그런데 수천억원을 쏟아부어도 1년동안 자사의 브랜드를 아는 소비자들이 전체 국민의 10%선에 그쳤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일류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사례다.

삼성은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브랜드다. 핸드폰 뿐만아니라,반도체,TV,선박 등 세계일류상품들이 즐비하다.LA,런던 등 세계 주요 공항에 가면 삼성광고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해외에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했듯이 우리 기업의 광고를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

그런 삼성이 요즘 흔들리고 있다.특검 영향이 크다. 삼성의 최고경영자들이 줄줄이 특검 조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을 전세계 주요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전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삼성전자 컨퍼런스 장소에서 압수수색이 벌어지는 영상이 그대로 보여지기도 했다.조사결과를 떠나서,이를 바라보는 외국투자자들,외국의 소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그런때문인지,삼성전자는 최근 경제전문지 포천이 공개한 존경받는 기업 명단에서 지난해는 ‘전세계 존경받는 50대기업 종합명단에 34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50위안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또,모 채용정보제공업체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고용 브랜드 선호도에서도 포스코에 밀려 2위다.

삼성전자는 지난 4년간 같은 조사에서 연속 1위였다.해당업체는 특검 영향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특검의 장기화로 삼성의 경영차질 우려가 나온지도 오래됐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해외거래선의 이탈을 막기위해 긴급히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윤부회장이 해외거래선의 이탈을 막을수 있었는지도 궁금하다.또,틈새를 노리는 경쟁사들의 파상적인 공세도 위협적이다.

삼성의 추락은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가치의 하락이고, 이는 결국 대한민국 코리아의 브랜드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명품코리아’로 발돋움하기위해서는 삼성,LG,SK 같은 일류브랜드가 더 필요하다.이명박 정부가 내건 747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명품기업,명품 브랜드는 더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삼성의 위기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착잡해 진다.

/cha1046@fnnews.com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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