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국내제약사 ‘男천하’ 외국계 ‘女봐라’

조성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4 18:11

수정 2014.11.07 10:46



#1.서울 용두동 동아제약 회의실. 최근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등극한 이 회사의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와 경쟁회사 제품을 비교 평가하는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인원은 11명. 이 중 9명이 남자다.

#2.서울 회현동 한국화이자제약의 사무실도 '남성의 상징'에 대한 토론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비아그라' 담당 PM들이 복용 후 강직도를 경쟁제품과 비교하고 있었기 때문. 회의에 참석한 인원은 3명. 이 중 2명이 여자다.

제약업계의 시장 쟁탈전은 매우 치열하다. 매일 전쟁을 치루는 이곳에서 밤과 낮 구분없이 오로지 하나의 제품에 매달리는 사람이 있다.
프로덕트 매니저(PM·마케팅 책임)가 그 주인공. 특히 제약업계 PM 세계는 남자와 여자의 '성대결'로도 유명하다.

■성대결이 한창인 제약시장

국내 제약사와 외국계 제약사의 PM 성비는 극명하게 구분되어 있다. 국내 제약사들의 PM은 남자들이 독식하고 있는 반면 외국 제약사들은 여자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제약사 PM들은 영업이나 마케팅 관련 전공자가 대다수를 차하고 있는데 반해 외국계 제약사 PM들은 약사출신 등 약 관련학과 전공자가 점령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제약사와 외국계 제약사의 마케팅 전략, 인력배치 성향 등 영업환경에 대한 이해도 차이때문인 것으로 제약업계는 분석했다.

■영업 등 체력소모 많아 남자 PM이 제격

대부분 복제약을 갖고 출혈경쟁을 하는 국내 제약사의 경우 영업력이 곧 매출로 직결된다. 국내 제약사 PM들은 영업이나 마케팅 출신들이 많다.

녹십자 관계자는 14일 "제약사 PM은 마케팅이나 영업의 성격이 짙어 체력적으로 소모가 많아 여자보다는 남자들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PM은 전국의 영업지점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출장도 잦고 체력소모가 많다"며 남자가 PM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누구에게나 PM의 길은 열려 있다. 최근에는 여자 AM(assistant manager)을 많이 뽑고 있다. 이 분들이 경력이 쌓이면 여자 PM들도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약사출신 여자 PM이 최고예요

오리지널 약을 독자적으로 판매하는 외국계 제약사들은 외부영업보다는 회사 내 제품 관련 부서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PM은 제품을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꼼꼼하고, 섬세한 여자들이 업무에 적합하다는 것. 이는 외국계 제약사에 약사 등 약관련 학문을 전공한 여자 PM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사노피-아벤티스 관계자는 "주로 오리지널 전문의약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약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 관련 전공자들이 PM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talk@fnnews.com조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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