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유령 사외이사’ 한심/오승범기자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4 14:24

수정 2014.11.07 10:48



이름만 있고 얼굴 없는 '유령 사외이사(?)'. 이사회 참석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사외이사들을 비유한 말이다. 경영지배구조개선을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제도가 경영견제는 커녕 월급, 스톡옵션만을 챙기는 자리로 변질돼 제도개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 헨리 코넬 골드만삭스 전무는 2006년 이사회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데 이어 작년에는 이사회 13번중 한 번만 참석했다. 유일하게 참석한 이사회(2007년 3월)는 이사선임, 이사 보수한도(상향) 승인, 임직원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안건 등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외이사 평균연봉은 2006년 3840만원에서 2007년 4470만원으로 16%늘어났고, 헨리코넬 전무는 2년동안 이사회에 단 한번 참가하고 8000만원이상을 받아갔다.

지난해 외환은행 사외이사에서 물러난 글라우스 파티그 코메르츠은행 임원은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해 눈총을 받은 사외이사 가운데 한명이다.
2003년 사외이사로 선임된이후 2006년까지 이사회 참석률은 평균 50%를 밑돌지만,무려 4년동안 연임됐다.

매년 제기되는 사외이사 역할 논란이 올해에도 반복돼 말썽을 빚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이 사외이사 실태조사후 선임과정의 독립성 미흡,경영정보 제공 부족,주기적인 교육 미흡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지만, 4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구체적인 보완책은 깜깜 무소식이다.

증시에서는 투자자 피해방지와 시장정화를 위해 상장기업 퇴출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사외이사 역시 투자자 보호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엄격한 조건을 갖춰야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무늬만 사외이사, 거수기 등 사외이사를 비하하는 말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제대로된 사외이사가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루속히 제도보완이 이뤄져야한다.
매년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이같은 사외이사 문제가 더이상 반복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winwin@fnnews.com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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