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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난 시대! 쌀을 먹자] 거세지는 곡물 민족주의



‘세계는 자원 민족주의에 이어 곡물 민족주의까지.’

밀과 쌀, 대두, 옥수수 등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곡물을 무기화하는 국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곡물가격이 1년새 최고 두 배 가까이 급등하면서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자 곡물의 수출물량을 제한하거나 수출세 등을 부과하며 수출규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곡물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자원무기화는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곡물 수출에 제한을 두고 있는 국가는 러시아와 중국, 아르헨티나, 인도, 파키스탄 등 10여개 국가다.

러시아는 현재 밀과 보리를 수출할 경우 수출세를 부과하고 있다. 러시아는 밀 t당 22유로를 밑돌지 않는 10%의 종가세, 보리 t당 70유로를 밑돌지 않는 30%의 종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보리 수출의 경우 부과 규모가 커 수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곡물과 제분 등에 대한 수출세 환급을 취소했던 중국은 규정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올 연초부터 연말까지는 곡물과 제분 등에 대해 수출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또 식량 가격 안정과 공급 확보를 위해 수출할당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임시적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실시 기간은 중국 시장 수급 동향을 보면서 결정한다고 밝혀 당분간 수출에 대한 규제를 풀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했다.

수입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곳도 잇따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어려운 곡물 수급 및 가격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연맥을 제외한 모든 곡물에 부과하던 수입관세를 오는 6월 말까지 무관세화하기로 결정했고 인도는 민간 수입분 밀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


또 이외 대만은 밀 수입 관세를 50% 내리기로, 방글라데시는 일시적으로 밀 수입 관세를 무관세화하기로 결정했다.

농촌경제연구원 허덕 연구위원은 “지난해 세계 식량수입액은 곡물가격 상승과 해상운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치”라면서 “곡물가격 상승으로 개발 도상국들이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허 연구위원은 “사료원료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kkskim@fnnews.com김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