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시민·사회단체 등에 보조하는 민간경상보조금이 계약서 없이 물품을 구입하거나 호화판 식사비로 사용되는 등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부산시의회 김성우 의원(연제)과 박홍주 의원(사하)이 입수한 ‘부산시 민간이전예산(민간경상보조금, 사회단체보조금, 민간행사보조금) 감사보고서(2004∼2008년)’ 등에서 밝혀졌다.
16일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7세계실내디자인 대회는 1억8700만원을 보조받았으나 행사장 임차 및 인쇄물 제작 등 계약 시 물품구매 요구서 등도 없이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5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에는 모두 10억여원의 시비가 보조됐으나 계약서, 견적서, 물품검수조서 등 일부 회계서류 없이 경기용 역도장비를 구입하고 새로 구입한 5300만원 상당의 사무용 비품을 시 승인 없이 임의로 처분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의 경우 각종 교육 및 세미나 개최 후 지출한 식대비 카드 결제일이 행사일과 서로 다른 것으로 감사 결과 나타났다.
김 의원은 “심의절차 강화 및 운영실적 평가 결과를 다음 연도 예산에 반영하는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부산시의 공기업 경영자료를 분석한 결과 ㈜벡스코는 동종 업체인 서울 ㈜코엑스와 비교해 매출액은 40% 수준에 그치는데도 판매비와 관리비는 60%나 더 지출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벡스코의 연간 매출액은 151억6800만원으로 코엑스 371억9900만원의 40% 수준이지만 판매비 및 관리비는 55억3600만원으로, 코엑스의 34억 7500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벡스코는 최근 4년간 연평균 3억5000만원의 이익을 내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 기간 시에서 받은 보조금이 연평균 18억원이나 돼 실질적으로는 14억5000만원의 적자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아시아드골프장은 다른 민영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도 지난 2006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른 뒤 추가 적자가 125억원이나 발생했다.
박 의원은 “시는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는 산하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경영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victory@fnnews.com이인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