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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시장 ‘공무원 특수’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6 22:47

수정 2014.11.07 10:43

정부청사 주변 오피스텔 등 원룸 시장에 ‘얼리 버드’ 특수가 일고 있다. 얼리 버드(Early Bird)는 ‘일찍 일어나는 새’라는 뜻으로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공직자들의 조기 출근을 독려하면서 빗댄 말이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대다수 부처의 실무부서장급 아침회의가 오전 7∼8시로 종전보다 1시간 이상 앞당겨져 출퇴근에 부담을 느낀 장거리 거주 공무원들이 아예 청사 주변의 오피스텔 등 원룸을 구하기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다. 때문에 정부중앙청사 주변인 서울 광화문과 종로 일대, 정부과천청사 주변 경기 과천 및 안양 인덕원 등지에는 최근 원룸을 구하려는 공무원들이 부쩍 늘고 있다.

16일 정부부처와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정부중앙청사 인근의 광화문과 종로 일대 오피스텔 밀집 지역에는 ‘임대용 원룸’을 구하려는 공무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공무원인 유모씨(28)는 “그동안 경기 수원의 집에서 정부중앙청사로 출퇴근했는데 새 정부 들어 출근시간이 앞당겨진 데다 퇴근시간까지 늦어져 부모님과 떨어져 청사 인근에 거주처를 마련하기 위해 청사 주변 오피스텔 등 원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중앙청사와 인접한 종로구 사직동의 ‘풍림스페이스본’ 오피스텔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최근 원룸형 오피스텔을 구하려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며 “공무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혼자 거주할 오피스텔을 구하려는 전화 문의나 방문자 수가 평소보다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김모씨(46)는 최근 조직개편으로 사무실이 과천청사에서 중앙청사로 옮겨지면서 광화문의 주얼리시티 원룸 79㎡를 1억6000만원에 마련했다. 김씨는 “집이 과천이지만 아이들 교육 때문에 가족이 함께 옮기기 어려운 데다 아침 간부회의가 오전 7시30분에 열려 출근 부담 때문에 혼자 따로 살 셋집을 장만했다”고 말했다.


정부부처 간 자리 옮김이 이뤄지면서 과천청사 주변의 과천, 안양 일대도 최근 들어 오피스텔을 찾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 과천 별양동의 S공인 관계자는 “오피스텔을 찾는 공무원 수요가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과천에는 오피스텔이 단 한 곳밖에 없는 데다 전·월세 물건이 없어 인근 평촌이나 인덕원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시 관양동 동양레벨파크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최근 이 일대 원룸을 찾으려는 공무원들의 발길이 서서히 늘고 있다”면서 “실무자급 인사가 나면 원룸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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