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SK 최 회장이 하이브리드카용 2차 전지 개발 완료 등을 설명한 것에 대해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재계는 SK 최 회장이 하이브리드 카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현대차를 의식, 우회적으로 공동개발을 제안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는 SK의 2차 전지 생산 경쟁업체인 삼성과 LG의 총수가 모두 불참, 재계에 미묘한 파장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 누구랑 손잡나
현대차는 오는 2009년 말쯤 양산에 들어갈 아반떼 하이브리드카에 장착될 2차 전지 납품업체로 LG그룹의 계열사인 LG화학을 지난해 선정했다.
LG화학은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카에 공급예정인 배터리는 리튬폴리머 전지로 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09년 말 아반떼 하이브리드카를 양산한 이후 쏘나타 하이브리드카를 양산할 계획이며 그 시기는 201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최 회장이 공동개발을 제안한 차종은 쏘나타용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카에 장착될 2차 전지 납품업체를 아직 선정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쏘나타 하이브리드카에 장착될 2차전지는 LG, 삼성, SK 등 3사 제품 중 우수한 제품으로 선택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브리드카용 2차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그룹 입장에서 보면 쏘나타 하이브리드카는 놓칠 수 없는 매출처인 셈이다.
■SK그룹, 미래 친환경 자동차의 2차전지 개발에 박차
SK그룹의 2차전지 개발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2005년 11월에는 차세대 에너지사업 육성을 위해 SKC로부터 배터리사업 부분이 물적 분할됐으며 SK㈜(현 SK에너지)가 600억원을 출자해 SK모바일에너지(SKME)가 탄생했다. 지분은 SK에너지가 88.34%, SKC가 11.66%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SKME는 마땅한 수요처를 찾지 못하며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89억원인데 순손실은 무려 596억원에 달했고 2006년에도 매출액 233억원, 순손실 297억원을 기록했다. 경영지표가 나빠지자 유상증자를 통해 SK에너지와 SKC가 지난 1월 2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SK에너지는 지난달에는 SKME의 기계장치와 특허권 등을 91억원에 매입했다. 올해에만 모기업으로부터 300여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등 SK그룹은 SKME에 강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그룹차원에서 거액의 자본을 투자하고 있는 2차연료전지 사업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현대차 물량수주가 필수적이다.
최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에 2차전지 사업을 언급한 것은 이 같은 절박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yscho@fnnews.com 조영신 조용성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