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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 오피스 전환 늘고 있다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7 15:41

수정 2014.11.07 10:40

최근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주상복합 용지를 오피스빌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주상복합의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데다 오피스빌딩은 심각한 수급난 속에 수요가 폭주하면서 사업의 메리트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4가에 분양할 계획이던 주상복합 아파트를 오피스빌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건설은 당초 이 지역에중대형 269가구로 구성된 ‘세운19지구 주상복합’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대우건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상복합 건축비가 일반 아파트 건축비 책정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고 가산비용을 추가해도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아 용도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개발업체 국도건설도 지난달 종로구 청진동 2,3도시환경정비구역 내에 추진해 오던 주상복합 건설계획을 접고 대신 업무용 빌딩을 짓기로 했다.
이 빌딩은 24∼25층으로 이 일대 오피스수요를 감안하면 충분히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계산이다.

금호산업이 추진 중인 경북궁 건너편 종로구 중학동 중학구역 역시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을 포기하고 오피스빌딩을 건설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선회했다. 금호측의 이같은 입장 선회는 분양가상한제와 함께 도시환경정비구역 층고 강화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이 곳에 용적률 785%, 지하6 지상16층 업무용 빌딩 2개동을 지을 계획이다.

금호산업은 이 외에 서초구 서초동에 짓기로 했던 주상복합 ‘서초 리첸시아’도 오피스빌딩으로 변경키로 했다.

특히 주상복합은 건설업체 내부에서 조차 기피하는 프로젝트가 됐다.

실제 대우건설과 삼성건설,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건설업체는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사업에서 거의 손을 뗀 상황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을 심의부서에 심의해 달라는 요청이 지난 5개월 동안 한 건도 없었다”면서 “초기 실무단계에서 아예 검토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경향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내 입지가 좋은 곳은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 아래서는 주상복합 아파트 실익을 철저히 따져 봐야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주상복합아파트 공급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는 이에 따라 기존에 추진해 온 주상복합아파트를 오피스빌딩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내에 사무실이 없어 오피스 임대료가 계속 치솟고 있는데 비해 주상복합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로 수익성은 커녕 분양도 제대로 안돼 미분양 등으로 경영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K사 관계자는 “도심 주상복합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고, 국민들에게 고분양가 인상만 심어 줄 수 있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뚝섬 상업지구도 고분양가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를 피해가기 위해 전체를 오피스빌딩으로 바꾸는 분양업체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shin@fnnews.com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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