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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도 산업화 시대] ‘병원표’ 화장품·보청기 ‘잘 팔린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7 16:58

수정 2014.11.07 10:39



한 홈쇼핑 채널. 피부과 의사가 화장품의 기능과 바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매진 임박’이라는 글자가 화면에 뜬 후 5분 뒤 화장품이 매진된다. 그간 피부과와 홈쇼핑에서만 볼 수 있었던 ‘피부과 화장품’이 최근에는 대형 마트, 드러그스토어, 화장품 전문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매출 발생해야 증시상장 쉬워

피부과에서 화장품을 생산, 판매해 수익을 내는 것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피부과 홍보와 함께 증시상장을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피부과 화장품은 소비자들이 “피부과에서 만든 화장품이 피부에 더 좋을 것”이라는 신뢰를 보내면서 시장에 안착했다.


피부과 화장품은 주로 트러블, 필링, 주름개선, 미백 등 시술과 관련된 기능성 화장품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의 가격은 보통 스킨, 로션이 3만∼4만원대, 크림과 에센스가 7만∼8만원대로 다소 높은 편이다.

병원 영리법인이 화두로 떠오른 지금은 상품(피부과 화장품) 매출 등을 통해 꾸준한 성장을 일궈내 주식시장에 상장하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현재 병원경영지원 회사(MSO)의 상장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장이 가능하게 되면 안정적인 매출이 꾸준하게 유지되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의사들의 생각이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성형외과 이상준 원장은 “현재 여러 병원이 MSO를 설립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아름다운나라는 성장성이 있는 화장품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상장할 때 유리할 것이라 전망한다”고 말했다.

■닥터 화장품으로 인식 확산

피부과 화장품은 현재 고운세상피부과 ‘고운세상’, 아름다운나라 ‘아나클리’, 리더스피부과의 ‘리더스코스메틱’, 이지함피부과 ‘이지함화장품’, 차앤박피부과의 ‘CNP’등이 있다.

의사가 만든 ‘닥터 화장품’으로 불리는 피부과 화장품은 화장품과 제약을 합쳐 ‘코스메슈티컬’으로도 불린다.

이 화장품은 최근 판매망을 확대하며 기존 화장품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리더스 피부과의 ‘잇츠스킨’은 로드숍 브랜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병원은 고급 브랜드인 ‘리더스 프라이빗 엘’ 매장도 곧 오픈할 계획이다.

얼마 전 차앤박피부과는 백화점 입점을 위한 프로모션을 신세계 강남점에서 진행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에도 나섰다. 아름다운나라는 일본 홈쇼핑 1위 업체인 QVC를 통해 일본시장에 진출해 큰 성과를 거뒀다.

■각 분야에서 신사업 시작

이비인후과 네트워크인 소리케어네트워크는 청각관련 종합서비스회사 ‘소리케어넷’을 통해 보청기 처방시스템을 판매한다. ‘소리케어보청기’라는 브랜드를 선보인 후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보청기를 ‘처방’한다는 점이 다르다.

대장항문전문병원인 송도병원은 서울 약수동과 강서,가양, 경기 분당, 하남에 ‘시니어스타워’라는 이름의 도심형 실버타운을 세우고 실버산업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외에도 직접 회사를 설립한 경우도 있다. 서울치과병원 민병진 원장은 지난해 임플란트 제조 회사 ‘바이오칸’을 설립해 증시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500명이 넘는 치과의사가 주주로 참여한 ‘바이오칸’은 최근 우회상장을 하겠다고 밝혀 증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어린이 전문 한의원 함소아한의원도 지난해 함소아제약을 설립, 이마트와 홈쇼핑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한 홈쇼핑에서 가수 강수지씨(왼쪽 두번째)와 쇼호스트들이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에서 만든 화장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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