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코리아 출신 ‘근육맨’이 시각장애인을 이끌고 사막을 횡단하는 서바이벌 마라톤에 도전한다. 주인공은 1982년 미스터코리아 창용찬씨(53·대한보디빌딩협회 홍보이사). 창용찬씨는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서 펼쳐지는 250㎞ 마라톤코스에 출전한다.
50대 초반에도 여전히 온몸이 근육질에다 체중도 75㎏ 정도로 마라톤에 적합하지 않은 신체를 갖고 있지만 40대 중반부터 꾸준히 극한 체험에 도전해왔다. 마라톤 최고 기록은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동아마라톤)에서 기록한 3시간27분48초. 사막 서바이벌 마라톤은 이번이 세번째다.
2005년에 북아프리카 사하라를 횡단했고 이듬해에는 중국 고비사막까지 섭렵했다. 총 4개 코스로 나뉘어 있는데 아타카마를 완주하게 되면 4대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남극 하나만 남게 된다. 2005년 사하라 마라톤에서 전혀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 송경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47)을 이끌고 완주를 하기도 했던 창씨는 이번에도 송씨와 함께 레이스에 나선다.
아타카마는 해발 고도 3000∼4000m의 고지여서 산소가 희박한 데다 험준한 산악지형이어서 사하라나 고비보다 훨씬 레이스 조건이 까다로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6박7일 동안 식량과 침낭, 구급약 등 필수품이 들어 있는 15㎏ 무게의 배낭을 메고 나침반만 이용해 매일 일정 구간을 정해진 시간에 통과해야 한다.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는 매일 저녁 도달하는 체크포인트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텐트를 쳐주고 레이스 출발 전 물 9ℓ를 제공하는 것이 전부다. 창씨는 사하라마라톤 막판 탈진으로 쓰러진 송씨를 부축하고 때론 들쳐 업으며 동반 완주에 성공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수월하다.
송씨의 작은 아들 원(22·전북대)이 레이스에 동행하기 때문에 체크포인트에서 앞이 안 보이는 송씨 수발을 도맡아할 참이다. 그래도 레이스에서만큼은 1.5m 길이의 끈을 허리에 묶고 이를 송씨가 잡고 따라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 초부터 이번 레이스에 대비한 집중 훈련을 해 온 창씨는 지난 16일 서울 도심서 펼쳐진 서울마라톤에서 일반 참가자를 위해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하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