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치솟는 환율..식품업체들 “나 어떡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7 18:30

수정 2014.11.07 10:38



식품기업들이 ‘원맥 부셸(27.2㎏)당 10달러, 원·달러 환율 1000원 시대’를 맞아 이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안팎 올라 원가부담이 늘어난 데다 최근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10%가량의 추가 부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 원맥 거래 가격이 부셸당 10달러를 돌파하고 환율은 달러당 1000원을 넘어서면서 내수중심인 식품기업들의 원가부담이 크게 늘었다.

국내 1위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의 경우 통상 원맥을 외상으로 구매해서 90일 이내 달러로 지불하는데 최근 석달새 환율이 가파르게 올라 환차손이 만만찮다. CJ제일제당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30억원의 추가부담이 생긴다. 최근 10일 사이 원·달러 환율이 100원 가까이 오른 것에 미뤄 300억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이 1년 동안 구매하는 밀의 양은 약 50만t. 우리나라가 1년에 수입하는 양인 약 200만t의 25%에 해당하는 양이다.

선적한 뒤 달러로 지불하는 해상운송비도 원화 약세로 10억원가량 추가됐다.


치솟는 원맥 가격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이 구매한 밀의 가격은 부셸당 7∼8달러선이다. 그러나 최근 시카고선물거래소 밀 거래가격이 부셸당 10달러를 넘어섰으니 30%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CJ제일제당은 달러화가 오를 것을 대비해 의무적으로 결제액의 50% 비율을 헤지(환위험 회피)해 놓고 있으며 현재 위험분산을 위해 6개월 결제분에 해당되는 달러 절반을 헤지한 상태다.

CJ제일제당을 제외한 나머지 식품업체들은 헤지를 하지 않고 있어 환율 상승으로 인한 추가 부담을 그대로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옥수수(50만t)를 수입해 전분당을 만드는 대상도 원자재 가격 인상(30%)과 별도로 최근 환율 상승으로 추가 부담이 생겼다. 대상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 17억원가량의 부담이 늘어난다. 최근 10일 사이 150억원 가까운 추가 부담이 발생한 것이다.

보리, 홉 등 원자재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맥주업계도 비슷한 처지다. 하이트맥주는 지난해 올해 보리 공급분(9만t)을 계약했으나 계약 시점 대비 환율이 100원가량 올라 50억원의 추가부담이 생겼으며 오비맥주도 30억원가량의 추가 부담을 떠 안게 됐다.


연간 2200억원가량의 원두를 수입하는 커피업계도 환율이 10원 오르면 22억원가량의 부담이 늘어난다. 100원 오르면 추가 부담액이 220억원으로 증가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출기업은 원자재 인상에서 발생한 손실을 제품을 수출할 때 일정부분 상쇄하지만 내수 중심의 식품기업은 원자재 폭등에다 환율도 함께 뛰고 있어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고 있다”며 “원자재 값 상승세에 환율 강세마저 장기화하면 결국 가격 인상 시기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yoon@fnnews.com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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