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한강의 기적’을 일군 도시로 이름 나 있다. 빽빽하게 획일적인 건물, 그 건물에는 무질서하게 자리한 간판들이 즐비하다. 그동안 서울이 건설과 산업 중심에 치우쳐 급작스럽게 개발된 탓이다. 잘 정돈된 도시의 이미지를 찾기가 좀처럼 힘들다.
이럴 때 민선 4기 오세훈 서울시장이 맑고 매력 있는 서울 건설을 주창하고 나섰다.
하드시티인 서울을 문화와 디자인이 중심이 되는 소프트도시로 바꿔놓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특히 ‘디자인 서울’을 통해 세계 선진도시와 경쟁, 위상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제25회 국제산업디자인 단체 협의회(ICSID) 총회에서 2010년 세계디자인 수도(WDC)로 지정됐다. 이를 계기로 오는 10월 서울에서 세계디자인올림픽을 개최, 그 위상을 드높여 나가기로 했다.
오 시장은 이를 계기로 경제효과 측면에서 수백억원, 막대한 고용 창출 등의 계량화된 수치에 중점을 두고 싶지는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그동안 디자인에 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대한민국 정부가 이제 디자인을 비로소 전략산업으로 생각하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앞으로 좀 주목을 해봐라. 그리고 앞으로 10년 뒤,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를 보려면 서울도 한 번 가봐야 한다”는 인식을 세계에 심어주고 싶다고 강조한다.
밀라노나 파리 등 세계적인 도시와 같이 서울도 디자인의 카리스마가 붙어 있도록 도시를 재창조하겠다는 다짐인 것이다.
오 시장은 세계 디자인 수도 지정과 관련, “전 세계에서 디자인에 관한 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 수천명이 다 모인, 가장 정통성 있고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기구가 공식회의를 통해 서울을 디자인 도시로 선정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제 서울을 북한산·한강 등 천혜의 환경과 어우러지게 하고 600년 전통의 문화 혼을 되살려 기술과 산업의 첨단도시 및 ‘시민고객의 건강’이 공존하도록 디자인해 경제발전의 원천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김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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