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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대란,끝은 어디인가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7 22:43

수정 2014.11.07 10:36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 대란이 오는 5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까지 분양 대기 중인 물량만 10만가구를 넘기 때문이다.

특히 쌓여 가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 전체 물량의 40% 이상이 쉽게 매매되지 않는 132㎡ 이상의 대형인 것으로 조사돼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분양 급증세 ‘5월까지 간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5월 3개월 동안 전국의 신규 분양 대기 물량이 10만8379가구나 된다. 이달 3만8454가구, 4월 3만5780가구, 5월 3만4145가구로 월 3만5000가구 수준으로 지난해 말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승인을 받았던 ‘밀어내기’ 분양이 계속된다. 지난해의 경우 3월 1만3473가구, 4월 1만6844가구 등으로 올 분양 물량의 절반밖에 안 됐다.


특히 이 기간 분양예정인 물량 중 4만8430가구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나온다. 지방의 경우 최근 분양하는 단지들이 대부분 청약률 10% 달성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미분양 가구수는 당분간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은 “서울 및 수도권 일부 물량을 제외하고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을 만한 물량이 별로 없다”면서 “한꺼번에 몰려서 분양되는 만큼 전국 미분양 가구 수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올 6월부터 9월까지 신규 분양물량은 1만가구대로 급감할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상한제 적용을 피한 밀어내기 분양을 마무리하고 미분양 털기에 주력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G건설 마케팅 담당자는 “상반기 밀어내기 분양이 마무리되면 6∼9월은 미분양 팔기 시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미분양 아파트 많아 해소 더 어려울 듯

미분양이 급증하는 반면 매수세는 하반기부터나 살아나 미분양 사태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예고한 규제완화 계획이 대부분 하반기부터 실행될 전망이어서 이때까지 관망세를 유지하겠다는 수요자들이 많아서다.

특히 미분양 가구 중 대형이 많아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전국 미분양 가구 중 132㎡ 이상 대형 아파트 비율은 40.79%를 기록했다. 스피드뱅크는 국토해양부 미분양 집계 대상 사업장을 상대로 개별 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주택형별 비율을 뽑았다. 따라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가구 12만3371가구 중 대형은 5만가구가 넘는 셈이다.

수도권의 경우 대형 가구 미분양 비율은 더 높아 전체 미분양 중 132㎡이상은 46.3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미분양의 거의 절반 수준이 대형 주택인 것.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최근 중대형 공급 수가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대형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중소형 아파트 분양은 잘 돼도 대형은 미분양으로 남는 경우가 많아 미분양 증가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중 대형 비율이 많은 것은 미분양 소진이 상당히 더딜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중소형의 경우 약간의 대출규제 완화나 취득·등록세 인하 등 작은 규제만 풀어줘도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이 크지만 대형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서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대형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어지간히 혜택을 늘린다고 금세 팔리지 않는다”면서 “미분양 사태가 상당히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대형 아파트 미분양이 급증하자 최근 수도권 아파트 중에는 대형을 중소형으로 쪼개 파는 소위 ‘주택형 쪼개기’를 추진하는 단지도 발생하는 등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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