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전세시장에 공급이 수요를 받쳐주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북뿐 아니라 부산, 광주 등지에서 전세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전국적인 전세난이 우려되고 있다.
17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중개업소 334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주택 전세시장에서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고 응답한 중개업소는 지난해 12월 51.5%에서 지난달 58.9%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는 중개업소 10곳 중 대략 6곳이 전세 물건에 비해 전셋집을 찾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전세 수급 불균형은 뉴타운 개발로 이주 수요가 많은 서울 강북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40%(46.1%)였던 서울 강북의 전세수요 초과 응답은 지난 1월 50%대(53.3%)에 진입한 뒤 지난달에는 60%대(59.4%)에 육박했다. 서울 강남에서도 수요초과 응답은 비율은 낮았지만 지난해 12월 32.3%에서 지난 1월 42.6%, 2월 48.1%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서울 전지역의 전세초과 응답은 지난해 말 30%대(39.2%)에서 지난달엔 50%대(53.8%)까지 치솟았다. 수도권의 전세수요 초과 응답도 지난해 말 30%대(38.1%)에서 지난 2월엔 50%대(51.2%)로 훌쩍 뛰었다.
부산, 대구, 인천 등 광역시 6곳의 전세수급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이들 지역의 수요초과 응답은 지난해 말 61.7%에서 지난달에는 67.8%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월 65.3%였던 부산은 지난달 83.0%로 늘었고 광주지역도 81.4%에서 전달 83.0%로 증가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세 수요가 공급을 추월하면 전셋값이 올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국 연립주택 전셋값은 지난해 말 0.3%에서 지난 1월 0.4%, 2월 0.6%로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서울 강북 연립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해 말 0.6%에서 지난 1월과 2월 들어 각각 1.1%와 1.0%로 두달 연속 1%를 넘었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