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전자 명품 가전 탄생 비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8 17:04

수정 2014.11.07 10:33



삼성전자의 밀리언셀러 TV인 ‘보르도’ 디자인의 주인공인 강윤재 상무는 지난해 12월 영감을 얻기 위해 스위스 남부 베른 알프스 산맥에 있는 융프라우로 향했다.

일단 산악철도를 이용해 융프라우의 만년설을 구경하면서 정상에 올랐다. 하산은 동료의 제안에 따라 스노보드를 이용하기로 했다.

강 상무는 3000m 고지에서부터 스노보드로 내려왔다. 스노보드로 한참을 내려온 장 상무는 어느 순간 안개 낀 산속의 전나무 숲을 혼자서 통과하게 됐다.

그는 앞서 가던 동료와도 상당히 거리가 떨어진 상태였다. 사방은 안개로 가득해 불과 10여m 앞이 보이지 않았다. 주위엔 적막이 흘렀고 스노보드가 눈위로 미끄러지는 소리만 들렸다.


강 상무는 “눈이 가득한 낯선 전나무 숲속을 혼자서 내려오는 순간 묘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고요함 속에서 차가움과 신비로움 등 나만의 영감을 얻었다”고 회고했다. 강 상무는 이런 영감을 가전제품 디자인에 적용하기 위해 알프스의 최고봉 이름을 붙인 ‘몽블랑 프로젝트’를 결심했다.

결국 강 상무는 몽블랑 프로젝트에 들어간 상태로 또 하나의 보르도신화 창조가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출시한 2008년형 초고화질(Full HD) 액정표시장치(LCD) TV인 ‘크리스털 로즈’(파브 보르도 650)도 특별한 디자인 비화가 있다.

삼성전자가 3년 연속 세계 TV 1위 달성의 병기로 내세운 ‘크리스털 로즈’는 TV 프레임 외곽을 유리판으로 둘러싸고 붉은색 컬러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크리스털 로즈의 디자인을 맡은 강 상무는 2년 전부터 고민을 거듭했다. 글로벌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보르도 후속작을 어떻게 고안할 지에 대한 고심이었다.

그는 디자인 영감을 얻기 위해 크리스털 공예로 유명한 이탈리아 무라노를 방문했을 때 무릎을 쳤다. 그 뒤 강 상무는 무라노를 2차례 더 찾았다. 그는 이런 과정을 거쳐 크리스털 로즈의 외관 유리판 디자인을 이끌어냈다.

강 상무는 “TV에 크리스털의 깨끗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담았다”고 말했다.
‘크리스털 로즈’의 패널 하단부 모양이 종전 보르도 TV(V자형)와 달리 둥근 모양인 것도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담겨있다. ‘크리스털 로즈’의 하단 모양은 전통 한국 건축의 대표적 건물인 경복궁 근정전의 완만한 곡선인 지붕 모양을 본떠 디자인 했다.
무거운 지붕을 떠 받치면서도 안정감을 갖는 근정전의 건축양식을 TV에 그대로 녹여 넣어 안정감을 갖도록 했다는 평가다.

/hwyang@fnnews.com양형욱기자

■사진설명=삼성전자 LCD TV ‘크리스털 로즈’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