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디스플레이 왕국’ 한국이 흔들린다] 기고/경기대 물리학과 주상현 교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8 20:30

수정 2014.11.07 10:31



한국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할 수 있을까. 현재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소비자의 끝 없는 요구(고효율·고해상도·저전력 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브라운관(CRT)으로 시작된 디스플레이의 100년 역사를 새로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스마디스플레이 패널(PDP),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으로 대표되는 평판 디스플레이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환기에 놓여 있다.

이중 단연 돋보이는 평판 디스플레이는 휴대폰,개인휴대용단말기(PDA), 컴퓨터 모니터, TV 등으로 박막·경량·저소비전력 등의 높은 우수성과 함께 현재 우리 생활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눈부신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더 많은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바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대표되는 투명하고 휠 수 있는 디스플레이, 3차원 입체 디스플레이들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수있다.


디스플레이 강국인 한국은 최근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삼성과 LG 같은 대기업에서도 앞다투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3차원 입체형 디스플레이 개발에 많은 연구비와 연구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차세대 정보 디스플레이기술 개발 사업단을 통해 많은 연구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중국과 대만은 정부 차원의 육성정책과 기업의 과감한 투자,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우리나라를 바짝 뒤따라 오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국가적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례로 미국 국방부에서는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센터를 구축하고 약 430억원에 달하는 연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미국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도 이 분야에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처럼 대만과 중국 그리고 미국의 추격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후발주자였던 한국이 현재와 같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한 경영, 정부 차원의 꾸준한 육성정책의 삼박자가 맞았기 때문이었다.

현재는 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위치를 확보해 LCD, PDP, OLED 분야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지만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있어서 우리가 계속 최고를 유지할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내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계는 여러 기회 요인과 위협 요인을 동시에 안고 있다. 우리는 현 상황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투명하고 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개발처럼 수많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이 발표되고 있지만 실제 사업화·양산화를 위해서는 아직 초보적인 연구수준으로 보다 우수한 고급 연구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세계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상용화,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이 산·관·학의 유기적인 협력 하에 진행되어야 한다.


학계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있는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산업계는 원천특허와 신기술 개발같은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며 정부 차원의 과감한 투자와 육성정책이 실현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경기대 물리학과 주상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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