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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종목 두곳중 한곳 올들어 52주 최저가 경험

서울 종로의 모 기업에 다니는 최정태씨(33)는 국내외 증권시장이 폭락세를 면치 못했던 지난 17일 밤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2006년 매매한 A사 주식이 장중 한때 52주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하향세를 이어갔기 때문. 결혼자금을 위해 사놓았던 주식이 그에겐 새로운 불면증의 요인이 된 셈이다.

최씨는 “글로벌 증시가 좋지 않아 주가가 떨어질 줄은 예상했지만 52주 최저가까지 하락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지금은 그냥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주식을 매도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토로했다.

연일 계속되는 코스닥시장의 하락세로 투자자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는 종목들이 속출해 투자자들의 상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 이미 대규모의 손실을 본 상황에서 팔자니 아깝고 또 가지고 있자니 손해가 더욱 늘어날지도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2종목 중 1개꼴 경험

18일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장중 52주 최저가로 추락한 종목은 총 499개다.

코스닥시장 2개종목 중 1개는 이미 52주 최저가를 경험한 셈이다. 특히 코스닥시장 전체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가총액상위 20개 업체들도 장중 속속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및 LG텔레콤, SK커뮤니케이션즈, 하나투어 등이 그 주인공이다. 코스닥시장 대형 종목들도 미국 베어스턴스 쇼크발 악재에 힘 없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 증시가 쉽게 반등 포인트를 찾지 못할 것으로 예견되며 앞으로 장중 52주 최저가를 기록하는 종목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자 옥석가리기 ‘절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가 어려울수록 투자자들이 종목 ‘옥석가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작정 매도세로 나서기보다 계획성을 가지고 종목을 분석, 향후에 대비하라는 뜻. 앞으로 국내외 증시가 쉽게 턴어라운드 시점을 찾지 못하고 하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락장 속에서 내림폭이 작고 큰 반등을 보이는 종목을 솎아내라는 주문이다.


환율 및 유가 변동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승 분위기로 전환되는 기업이나 실적이 큰 폭으로 향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새롭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유동성 랠리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갔던 종목들은 과감하게 투자리스트에서 삭제하고 환율 및 유가 급등 수혜주와 실적 향상 종목들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만들어갈 것을 권유했다.

CJ투자증권 장희종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향세를 걷고 있는 세계 증시가 향후 쉽게 살아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국내외 여건 및 실적 향상으로 상승 포인트를 찾아나가는 종목을 위주로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액정표시장치(LCD) 관련주와 같이 수요 증가로 향후 실적향상이 예상되는 종목이 그 대표적”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투자자들의 자세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always@fnnews.com 안현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