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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영어..” 학원가는 이미 과열

새 정부의 영어공교육 강화 방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영어 사교육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시대에 맞는 국제경쟁력 확보와 영어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영어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영어 수업시간을 대폭 늘리는 등 이른바 ‘영어 몰입교육’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5년간 영어전용 교사 2만3000명을 증원하고 4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현실성 없다” “사교육 시장만 팽창시킨다”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영미문학연구회 학술대회에서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당장 영어수업 시간을 두배로 늘린다고 해도 학생들이 의미있는 소통을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으며 또 다른 교수들은 “고비용 프로그램으로 실익도 없어 우리 실정에서 영어몰입교육 전면 실시는 현실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가 영어교육 강화 방침을 발표한 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가히 ‘영어 광풍’이 불고 있다. 일부 초등학교와 대학에서 영어로 입학식을 진행하고 각 시·도교육청 역시 영어교사인증제, 영어수업 확대 등 구체적 실행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초·중·고교에서 ‘영어 지상주의’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영어 사교육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학부모들의 우려가 늘고 있다.

실제 새 정부의 영어교육 강조에 따라 영어 사교육 시장이 이미 과열 양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어 어학원과 영어유치원 등은 사상 최대의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강사 확보, 프로그램 신설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원어민 강사를 비롯, 영어 강사들의 몸값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100% 원어민 강사들로 구성된 강남에 위치한 C어학원은 “영어강화 정책이 시행되면 영어 관련 사교육 시장이 더 확대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본다”고 말했다.


원어민 강사가 있는 영어유치원의 경우 자리가 없어 대기자 명단이나 유치원 입학을 위한 선행 고액 과외까지 등장하고 있다.

중2 자녀를 둔 주부 김애선씨(40)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사실 부담스럽다”며 “자사고가 확대되고 영어교육이 강화된다고 하는데 사교육비가 늘어날 것은 불보듯 뻔한 일 아니겠는가”라고 우려했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사진설명=18일 학원시간 연장 저지 시민운동본부 회원들이 서울 태평로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학원 24시간 교습 허용 조례안'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