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시절 산하기관장에 임명된 인사들에 대해 퇴진 압력을 넣으면서 몇몇 기관장의 사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옛 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장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새 정부 첫 산하기관 경영평가가 진행되고 있어 이 결과에 따라 상당수 기관장이 자의든 타의든 교체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정부조직 개편이후 산하기관의 중복기능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있어 산하기관 및 기관장들의 거취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IT관련 산하기관 한 관계자는 기관장 퇴진압박에 관해 “총선 이후 대대적인 산하기관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마당이어서 요즘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청와대가 참여정부가 임명한 기관장이라도 뚜렷한 정치적 편향성이 없는 전문가나 관료 출신, 또는 경영성과가 좋으면 임기를 보장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산하기관의 경영평가에 착수, 내달 18일까지 직접 산하기관을 찾아 강도 높은 실사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산하기관들은 최근 기관장 사퇴압박에다 앞으로 진행될 구조조정 등을 우려, 새 정부 첫 경영평가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영평가점수가 낮거나 경영 및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 기관장들의 교체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옛 정통부 산하 14개 기관 중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나는 기관장은 2명이다. 행정안전부 소속이 된 한국정보사회진흥원(NIA)의 김창곤 원장은 오는 5월 10일 임기가 끝난다. 김 원장은 노무현 정부시절 정통부 차관을 지냈었다. 후임 원장은 조만간 공모를 거쳐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흥원 한 관계자는 “벌써 후임 위원장 선임을 진행했어야 하지만 정부조직 개편으로 일정이 늦어졌다”며 “조만간 관할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 원장 선임에 대한 지침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방통위 소속의 한국전파진흥원 최수만 원장의 임기는 오는 7월이다. 최 원장은 정통부장관 정책보좌관을 맡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IT관련 산하기관장의 임기는 내년 이후다. 행정안전부 소속의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 손연기 원장 임기는 내년 2월. 손 원장은 지난 2003년부터 초대 원장을 거쳐 연임하고 있다. 또 김선배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 원장 임기도 내년 1월까지로 9개월여 남은 상태다. 지식경제부 관할이 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 유영민 원장의 임기는 내년 8월. 유 원장은 LG C&S 부사장을 지냈다. 1조원대 정보화촉진기금을 운용하는 지식경제부 산하의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 이성옥 원장의 임기도 1년 3개월여 남았다. 이 원장은 정통부 정보화기획실장 출신.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의 황중연 원장은 임기가 2년여 남은 상태. 황 원장은 우정사업본부장을 지내다 지난해 KISA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박승규 원장도 임기가 오는 2010년10월. 박 원장은 정통부 산하 정보통신공무원교육원장 등을 지냈다. 국무총리실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석호익 전 원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현재 공석상태다. 연구원은 이르면 이달 말 원장 공모절차를 시작한다.
/skjung@fnnews.com정상균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