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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통법 시대’ 지방은행 다시 뛴다] 대형 M&A 통해 ‘전국구’ 도약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9 22:16

수정 2014.11.07 10:23



지방은행들이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비장한 준비에 돌입했다.

이대로 안전한 수익처인 지방에만 머물다간 금융의 대형화와 투자금융화(IB)추세에 밀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면에서 열세고 자통법 시행에 따라 증권사와도 치열한 접전을 벌여야 하는 만큼 시장상황도 녹록지 않다.

따라서 올해 들어 투자은행업무인 유가증권의 인수, 인수합병(M&A)의 중개·주선 직접참여, 사모펀드(PEF) 결성 확대 등을 통해 대형증권회사와 금융지주회사 등과 치열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대형화 시동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대형화에 시동을 걸었다.

비슷한 규모의 두 지방은행의 경쟁은 자통법을 앞두고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부산은행이 27조2983억원을, 대구은행이 25조4116억원을 나타냈고 당기순이익도 각각 2707억원, 2608억원으로 비슷한 규모다. 대구은행은 수십년간 지켜온 지방은행 1위 자리를 지난해부터 부산은행에 내주기 시작해 이를 만회하기 위해 관계금융강화를 통한 실적으로 부단히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부산은행은 지역 기업인 선박 등 조선업 호황에 따른 기업금융 수익을 유지하며 '굳히기'에 들어가려 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남은행이 최근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그 뒤를 바짝 쫓음으로써 누구나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양상으로 전환되고 있다. 경남은행의 최근 성장세를 보자면 2004년 11조원대였던 총자산을 불과 3년새 11조원 이상 늘려 2배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방은행들이 이처럼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은 지방은행 1위를 차지한다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앞으로 예상되는 지방은행 인수합병(M&A)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은행들은 금산분리 원칙이 수정되거나 자본시장통합법이 본격 시행되면 M&A 대상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IB사업 강화

지방은행들은 예대마진의 안전한 '수익 곳간'인 지방 텃밭을 박차고 나와 투자금융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지방은행 못지 않은 '관계금융(Relationship Banking)'으로 지방 기업금융을 잠식해오고 있고 은행들의 '탈지역색'현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행은 자통법 대비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지난해 신성장사업팀도 설치하고 M&A 및 경영전략 전문가 외부영입을 대폭 보강했다.

일례로 자금 조달 및 운용, 국제금융 등의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장승철 옛 현대증권 상무를 신임 자본시장본부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또 외환위기(IMF)이후 문을 닫은 '부은경제연구소'를 10여년 만에 재개설해 금융과 산업의 공동 발전을 위한 조사연구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대구은행은 전북은행과 토러스증권에 지분 10%씩 출자해 증권사 신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권이 아닌 단순 지분투자이지만 10%나 출자한 배경에는 자통법을 대비하려는 전략차원일 공산이 크다.

또한 대구은행은 비이자 수입과 IB업무 강화를 위해 수익증권판매, 방카슈랑스, 유가증권 부문 등의 영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IB분야에서는 국내 대형 M&A의 자문, 주선업무 및 자산운용,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민자유치사업(BTL), 기업공개(IPO)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경남은행은 IB역량의 근원이 되는 증권전문 인력 양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행내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해 프라이빗뱅커(PB), 기업전문심사역(CMO), 소호기업 전문 심사역(SMO) 등 전문인력을 자체 양성기관에서 전문직화 시키고 있다.

또한 증권사, 보험사와의 다각적인 상품 제휴 및 자체 경쟁력 높은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주 영업구역 내 광범위한 네트워크망의 강점을 통해 '시중자금이동'에도 고객 이탈을 최소화시킬 방침이다.

한편 전북은행은 먼저 지난해 상반기 450억원 증자를 통해 적정 자본규모를 확충해 자통법 대비 영업의 채비를 갖췄다.

또한 대구은행과 증권사에 지분을 공동투자해 지방은행간 IB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지역시장에 한정된 투자은행업무는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우므로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증권사와 공동으로 IB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며 "각 지방은행들의 형편도 비슷한 상황이므로 지방은행간에도 적극적인 협력전략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방은행 중 직원 1인당 교육비가 가장 높은 광주은행은 자통법에 앞서 교육을 통한 IB역량 제고에 나섰다.

광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직원 1인당 약 4.5개 자격증을 보유했고 직무 전문화 육성체계를 확립했다.


특히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한국재무설계사(AFPK), 자산설계사(FP), 여신심사역 등 6133개 영업전문 인력 자격증을 보유하는 등 직원의 IB역량에 강점을 가졌다.

/powerzanic@fnnews.com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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