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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밥보다 햄버거”..비만율 2배로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9 22:36

수정 2014.11.07 10:23

3남매를 둔 주부 차은경씨(40)는 밥 대신 과자 등 간식만을 찾는 첫째 아들 최성준군(15) 때문에 고민이다. 현재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최군은 주위의 끊임없는 조언과 스스로의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간식을 끊지(?) 못하고 있다.

최군은 밥보다 간식을 좋아한 탓인지 중 2의 남학생인데도 키가 작고 몸무게 역시 39㎏밖에 나가지 않는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조미영씨(38) 역시 밥보다 피자, 햄버거 먹기를 좋아하는 아들 김운형군(8)이 걱정스럽다. 김군은 밥 등의 전통식단을 차려주면 몇 숟가락 먹지 않고 바로 간식을 찾지만 피자 한판은 금방 먹는다. 김군은 하루에 한끼는 꼭 피자 또는 햄버거 등을 먹으려 하고 부모가 말리면 울고 짜증을 낸다.
현재 김군의 몸무게는 55㎏으로 고도비만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초등학생 등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중 상당수가 아이들이 밥을 잘 먹지 않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부모가 밥그릇을 들고 쫓아다녀도 한 숟가락을 먹을까 말까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과자, 빵 등의 간식이나 피자,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를 내밀면 거부하지 않는다.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급식교사 역시 “대부분의 아이들이 밥을 잘 먹는 편이지만 한 반에 몇명씩 밥을 먹지 않고 빵을 찾는 아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쌀 소비가 급감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이처럼 피자나 햄버거, 치킨 등을 밥 대용으로 찾는 아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같은 식습관의 변화는 청소년층에서 뚜렷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층에 비해 10∼20대는 밥을 적게 먹는 대신 빵과 햄버거, 피자를 더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의 섭취 빈도를 밥을 먹는 빈도로 추정할 경우 65세 이상은 85.1%가 세 끼 밥을 먹는데 비해 20대는 36.6%만이 세 끼를 밥으로 먹었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햄버거, 피자는 12∼29세의 연령층이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햄버거의 경우 10대의 17%, 20대의 15%가 주 1회 이상 섭취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전통식단에서 서구형 식단으로 식습관이 변화면서 당뇨 등 성인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청소년 비만율은 지난 98년 8.7%에서 2005년 16%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학생의 경우 2005년 25%로 4명 중 한 명이 비만 상태로 확인됐다.

또 초·중·고교 등 청소년층에서 아침 먹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도 쌀 소비량을 감소시키는 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충북도교육청이 최근 조사한 결과 초·중·고교 학생 10명 중 1명 이상(11.5%)이 아침밥을 거르고 있었으며 경기도 의정부 보건소 조사에서는 초등학생 10명중 3명 이상(34%)이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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