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돈 만들어!’ 대형 건설사 앞다퉈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20 22:25

수정 2014.11.07 10:17

대형 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 등 신규 자금 직접 조달액이 급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07년 시공능력 상위 10대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회사채 발행과 장·단기 차입 등을 통해 직접 조달한 자금은 총 1조5700억원(프로젝트파인낸싱 등 제외)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조달액(1조5600억원)을 초과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직접자금 조달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민간도시개발 등 자체사업 확대와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대출 축소, 해외건설 시장 팽창 등에 따른 자금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4분기만 1조5700억원…지난해 연간 실적 초과

올해 들어 10대 건설사들이 직접 조달한 자금 가운데 대우건설이 대한통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조달한 5460억원의 교환사채를 제외 해도 1조원을 넘는다.

GS건설은 올해 들어 이달까지 직접 조달한 자금이 약 3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조달 총액(500억원)의 6배 정도에 달한다. 지난해 3700억원을 조달했던 대림산업도 올해 들어 이달 현재 2800억원을 발행했다.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도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각각 2554억원, 2000억원의 자금을 직접조달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한 푼도 직접 자금조달을 하지 않았고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연간 20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700억원을 조달했던 현대건설과 156억원을 차입했던 삼성물산, 3851억원을 차입했던 SK건설, 1293억원을 빌렸던 롯데건설 등은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직접 조달 금액이 없다.

■건설사 자금조달 왜 하나

대형 건설사들이 자금을 직접조달하는 이유는 대부분 만기 도래한 차입 상환이나 운영자금이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대단위 도시개발사업과 금융권의 PF자금 대출 축소, 해외 건설시장 진출에 따른 일시적 자금수요 증가 등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한동안 주택공급이 없지만 그렇다고 주택사업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도급사업을 줄이고 자체사업 비중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토지매입을 하는 과정에서 자금 수요가 늘어 회사채 등 직접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기에 건설사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잇따라 나서면서 해외 신도시 등 개발형 사업과 플랜트 등 수주를 위한 각종 설계 및 초기 자재조달 등의 비용이 크게 늘어 자금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용지팀을 신설한 GS건설은 올해 서울 강북지역에 공동 지분투자형식으로 토지를 매입, 이르면 하반기 중 자체사업으로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도 올 하반기 경기 수원시 권선지구에 90만㎡의 토지매입을 진행할 예정 이다.


■회사채 등 자금 직접조달… 건설사 수익성 악화 우려도

미분양 적체에 따른 운영자금 등을 메우기 위한 건설회사들의 회사채 발행 등이 급증하면서 자칫 건설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 상환을 위한 차환자금 목적으로 회사채를 추가 발행할 경우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의 악순환이 되풀이 될 우려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의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이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지자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데 회사채 발행 금리가 6∼7%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주택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cameye@fnnews.com김성환 안상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