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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주펀드 삼성만 ‘선방했네∼’

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그룹주 관련 펀드끼리도 수익률 명암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삼성그룹주 펀드들은 최근 1개월 기준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주 펀드나 여러 그룹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는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그룹주 펀드는 관련 종목들이 무차별적으로 하락하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다.

20일 펀드평가회사 제로인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주 관련 종목에 펀드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삼성그룹주 펀드’들은 19일 기준으로 최근 1개월 동안 2%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도 -5%대에서 -7%대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 620개가 이 기간 평균 -5.14%(1개월), -14.23%(연초 이후)를 각각 기록한 것에 비하면 월등한 성적이다.

동양투신운용의 ‘동양e-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 1클래스A’는 연초 이후 -5.22%로 이 기간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이 펀드는 최근 1년 성과도 36.29%로 가장 높다.

동양투신 강문혁 펀드매니저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룹내 각 종목의 편입비를 수시로 조정하는 등 특정 그룹주펀드라는 제한된 범위내에서도 운용의 묘를 잘 살린 것이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주 펀드를 대표하는 한국투신운용의 경우 순자산 규모만 3조원이 넘는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 1Class A’ 역시 1개월 2.24%, 연초 이후 -7.75%를 각각 기록하며 선방했다.

이 펀드는 상대수익재조정기법이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는 RPC(Relative Profit Cut) 리밸런싱을 통해 3개월마다 개별 종목의 편입비중을 일정하게 조정하는 방법을 사용하며 비교적 방어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특징.

한국운용 백재열 주식운용팀장은 “삼성그룹주를 대표하는 정보기술(IT) 등이 덜 빠졌고 지난해 말 급격히 하락했던 일부 종목의 반등, 삼성 특검 마무리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삼성그룹주를 포함해 은행, 음식료, 자동차, 통신 등 비삼성그룹주까지 포괄한 ‘한국삼성그룹리딩플러스종류형주식클래스C’(연초 이후 -12.72%)는 오히려 삼성그룹주에 집중 투자하는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우리CS자산운용이 내놓은 ‘우리SK그룹우량주플러스주식 1-C1’는 연초 이후 -22.6%로 시장 평균에 훨씬 못미쳤다. 최근 1개월 성과도 -8.12%로 저조했다. 이 펀드는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SK에너지(6.72%), SK(6.42%), SK텔레콤(5.8%), SK케미칼(5.15%)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이들 종목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20일 현재 SK에너지 18만1000원→10만4000원, SK 19만8000원→13만9500원, SK텔레콤 24만9000원→18만2500원 등으로 크게 하락했다.

명목상 현대그룹주에 속하는 ‘현대히어로-영웅시대주식 1’은 연초 이후 -16.22%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최근 들어 현대증권, 현대H&S, 현대상선, 현대백화점을 모두 매도하는 등 현대 관련 종목 비중이 전체의 15% 수준이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