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85(회사측):15(펀드측), 성지건설 80:20, 대한제분 79:21, 벽산건설 52:48’
21일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나 감사 선임으로 경영참여를 시도한 행동주의 펀드들이 참패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 펀드인 일명 ‘장하성 펀드’가 목소리를 높였던 성지건설, 대한제분, 벽산건설과 영국계 주주 행동주의 펀드 랙시파트너스가 경영참여를 시도한 삼부토건의 주총에서도 펀드들의 제안이 모두 표대결에서 무산됐다. 그나마 벽산건설에서만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다.
이들 주총은 모두 참석률 80% 이상으로 다른 곳에 비해 높았다. 또 현장 표대결이 많아 1시간 이상 걸렸지만 큰 소란이나 잡음은 없이 끝났다.
두 펀드 모두 결과에는 승복하겠지만 앞으로 경영진의 활동을 지켜보고, 지속적으로 요구사항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측이 ‘시장의 반란’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벽산건설은 감사선임을 둘러싸고 표대결이 치열했다.
벽산건설측은 김용세 현 감사를 재선임한다는 방침을 밝힌 반면 장펀드측은 조현승 올카인즈 대표를 후보자로 추천했다. 표결 결과는 김용세 감사 찬성표가 52.6%, 조현승 대표에 대한 찬성표가 47.3%로 근소한 차이로 회사측 인사가 재선임됐다.
대한제분은 회사측이 제안한 ‘감사 3명 이하 제한’ 정관변경안이 79%의 찬성으로 통과됨에 따라 장펀드측과 알리안츠운용이 요구했던 신규 감사선임안은 자동으로 무산된 경우다. 현재 대한제분의 감사가 3명이기 때문이다.
당초 장펀드측은 이우찬 다산회계법인 컨설턴트를 알리안츠측은 유정근 동남회계법인 회계사를 신규 감사로 추천했었다.
알리안츠운용이 제안하고 장하성펀드측이 지지한 주당 1만2000원의 현금배당안도 부결됐다. 이사회의 원안인 주당 3000원 배당이 84%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장펀드가 배상환 후보의 감사 선임을 추진한 성지건설은 싱겁게 끝났다.
경영진이 추천한 이규방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과 장펀드의 배상환 후보가 80대 20으로 회사측 인사가 선임됐다.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경원, 박중원씨에 대한 이사선임 안건은 표결없이 만장 일치로 통과됐다.
장펀드측 역시 열세를 미리 예측한 듯 다른 주총장보다 적은 한 명만 뒤늦게 주총장에 참석했으며 주주제안 발언도 거절했다.
삼부토건 사외이사 선임에 도전했던 영국계 펀드 랙시파트너스는 장펀드측 보다 표대결 격차가 컸다. 그러나 결과는 85대 15.
펀드측은 외국계펀드의 경영참여 선언에 대해 안 좋은 인식때문인 것으로 해석했다. 랙시파트너스는 당초 펀드 매니저 케빈 발락리시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발락리시나는 이날 주주발언을 통해 “외국계 펀드에 대해 안좋은 인식이 있지만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회사가치 향상이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hug@fnnews.com안상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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