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지난 2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상수원 공장입지 규제 완화방안은 1년 전 확정한 정책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는 현행 취수장으로부터 최소 15㎞에서 최대 27㎞ 이내 모든 공장의 입지를 금지하고 있으나 오는 9월까지 이를 7㎞로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폐수 미배출 업종 중 공공하수처리장에서 하수처리, 오염사고에 대비한 저류지 설치 등 조건을 달았다.
이렇게 되면 규제지역이 현재보다 적게는 절반에서, 많게는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 든다.
특히 개발 압력이 높은 경기 남양주, 광주 등 수도권 상수원에 공장건설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환경부의 이 같은 정책은 지난해 2월 스스로 마련한 ‘상수원 주변 지역 공장 규제 개편 방향’을 정면으로 어긴 것이다.
환경부는 당시 최소 3년간 환경영향에 대한 검토를 해봐야 규제완화 여부를 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의 개편 방향은 방대한 분량의 사전 기초조사와 검증 작업을 선행해야 하고 국내·외 상수원 여건, 상수원의 오염 현황 및 공장오염 부하 등을 조사해 상수원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행 법정 오염물질(40종) 외에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관리되는 물질(100여종)을 중심으로 공장·업종별 오염물질 배출 현황을 정밀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유역 특성에 따른 오염원 영향자료를 3년 이상 계절별로 축적한 뒤 이를 토대로 공장 오염물질이 상수원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배출시설(공장) 관리체계 개선 등의 정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수원 주변지역과 하류지역 전체의 합의, 관련업체, 환경단체 등 이해 관계자간의 폭넓은 논의도 거쳐야 한다고 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에 환경부가 상수원 규제를 완화하면서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한 점을 비판했다.
수돗물시민회의는 “갑작스러운 규제 완화가 무슨 근거를 토대로 계획됐는지 의문스럽다”며 “수질 오염원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입될 수 있고 폐수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해도 공장입지에 따른 기반시설 설치, 지역난개발 등에 따른 비점오염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지자체 대부분이 규제지역에 포함돼 사실상 공장을 설립할 수 없다는 지역사회의 불만이 많았다”며 “특히 폐수를 배출하지 않아 상수원 오염 가능성이 적은 공장까지 규제, 민간 경제활동에 큰 제약이 된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규제완화 이유를 밝혔다.
/khchoi@fnnews.com최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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