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테프가 선택한 곳은 의료 및 건강관리 종합서비스업체인 파크웨이그룹헬스케어(Parkway Group Healthcare) 소유의 ‘마운트 엘리자베스병원’. 높은 서비스 질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 1월 초 병원에 도착한 라프테프는 “첨단시설과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해주는 의사들 덕분에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라프테프는 1일주일에 5일은 방사선 치료, 하루는 화학요법을 받았다. 상태는 호전됐고, 지난 2월 말 휴식을 취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톡으로 돌아갔다. 그는 수술을 받기 위해 이달 중 싱가포르로 돌아올 예정이다. 라프테프의 총 치료비용은 3만5000싱가포르달러(약 2450만원)가 될 것으로 병원측은 예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외국인 환자 연간 40만명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전세계 60여개국에서 싱가포르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전년보다 15% 늘어난 41만명. 환자들과 함께 입국한 가족(9만명)까지 합치면 50만명에 이른다.
싱가포르가 의료산업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1년에 조단위를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산업은 역시 관광업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싱가포르메디슨’이라는 지원기관을 설립해 해외 관광객 유치와 국내 의료기관 감독을 관장하도록 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병원 직원이 관광가이드 자격증을 보유, 환자가 입원해 있는 동안 환자 가족들에게 관광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싱가포르 전체로 보면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외국인 환자 1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한 직접적인 수익만 26억싱가포르달러(1조8200억원), 관련산업의 수입까지 포함한 전체 수익은 70억싱가포르달러(4조9000억원)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의사와 간호사·의료기사를 중심으로 1만3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최대의 민간병원기업
싱가포르에서 파크웨이그룹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싱가포르 최대의 의료법인인 데다 ‘파크웨이홀딩스’라는 이름으로 주식시장에 상장이 돼 있기 때문이다. 직영하는 병원은 싱가포르 3개를 비롯해 말레이시아(10개), 인도·브루나이·중국(각 1개) 등지에 16개(약 3500병상)이며 소속된 전문의만 모두 1500명을 넘는다.
파크웨이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찾는 외국인 환자 5명 가운데 3명(60%)은 파크웨이그룹의 병원에서 진단 및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민간병원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래플즈메디컬그룹(35%)과도 현저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들 병원은 지난해 4억6300만싱가포르달러(약 3241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파크웨이그룹의 3개 병원은 나름의 특징으로 환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스트 쇼어(123병상)는 ‘당일 전용’으로 입원 없이 하루에 진단과 치료를 끝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글렌이글스(380병상)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간이식·치료전문센터’를 설치, 간이식 및 치료성과를 거두고 있다. 마운트 엘리자베스(505병상)는 ‘암집중치료센터’와 ‘심장혈관센터’를 운영 중이다. 특히 시내 중심가 오차드거리에 있는 마운트 엘리자베스병원의 로열스위트룸은 브루나이·태국 왕족과 인도네시아 갑부 등이 단골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lue73@fnnews.com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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