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가 돈 쓸 일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가 급락하면서 전환사채는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고 진로 상장마저 공모가가 재무적 투자자들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트맥주는 진로를 인수하면서 지난 2005년 3월 700억원(약 60만주, 지분율 3%)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 전환사채의 만기는 바로 오는 30일로 전환청구기한은 전일까지였다. 주당 전환가액 11만5000원. 그러나 지난 주말 하이트맥주가 11만2500원으로 주당 전환가액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치며 전환청구가 들어오지 않았다.
주주 입장에서는 60만주가 시장에 나오지 않은 게 다행이지만 하이트맥주에는 당장 700억원의 현금 상환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리스크는 자회사 진로 상장과 관련한 풋옵션(매도선택권) 부담이다. 공모가를 일정 수준 이상 올려놓지 않는 경우는 물론 일정 기간 주가가 공모가격 이상 유지하지 못한다면 고스란히 하이트맥주가 재무적 투자자들의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지난 주말 하이트맥주는 진로 상장을 앞두고 재무적 투자자인 군인공제회, KDB PEF와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DB PEF는 진로 상장 기한을 2009년 2월 2일로 못박았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2005년 인수가에 연복리 8.2%를 적용한 금액을 기준가로 정하고 공모가나 상장 후 6개월 간 주가가 기준가 이상 오르지 못할 경우 하이트맥주가 지분을 되사는 풋옵션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올해 10월 상장한다면 공모가는 최소 5만5000∼5만6000원이 돼야하며 향후 6개월까지 이 선이 유지돼야 한다. 문제는 증시 조정이 길어지면서 공모가는 물론 향후 주가에 대해 담보할 수 없게 됐다는 데 있다.
NH투자증권 한성훈 연구원은 “이번 계약이 시장에 이미 알려졌던 것과 큰 차이는 없고 공모가도 최소 5만5000원선은 될 것”이라면서도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화 동조화되면서 재무적 부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것이 끝이 아니다. 나머지 진로 재무적 투자자인 교직원공제회(20.95%), 모건스탠리(10.27%), 새마을금고(4.11%), 산은캐피탈(2.05%)과의 주주간 계약이 논의되고 있어 부담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hug@fnnews.com 안상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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