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위축 영향권에 있는 아시아 각국의 경기 하방 경직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중앙은행기구 총재회의에서 제기됐다.
24일 한국은행은 이성태 한은 총재를 비롯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6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한 동남아중앙은행기구(SEACEN) 회의에서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됐다고 밝혔다.
지난 1966년 발족한 회의는 매년 개최되며 동남아 중앙은행간 협력기구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아시아 각국의 경기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영향으로 세계경제의 성장모멘텀이 약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어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예상은 아시아 각국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전 세계 다른 지역 대비 2배 수준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성장이 둔화하면 그로 인한 타격도 다른 지역의 2배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올해 아시아 지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9.6%에서 8.6%로 하향한 바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필리핀, 인도, 홍콩 등의 경기는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필리핀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 1월 수출증가율은 6.4%다. 12월 21.2% 대비해 큰 폭으로 준 것이다.
인도의 산업생산 증가도 둔화세다. 지난해 12월 7.6%에서 올 1월 5.3%로 하락했다. 홍콩도 3·4분기에 이어 4·4분기 산업생산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 각국은 이 같은 세계 경기 둔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내수 확대 정책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은 올해 흑자예산 집행 계획을 폐기하는 대신 공공 및 사회 서비스 부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홍콩도 339억홍콩 달러를 투자, 개인 및 법인의 소득세와 부동산 세금을 인하해 줄 계획이다.
태국 정부는 470억달러의 예산을 집행, 대중교통 및 의료보험 체제를 개선한다. 싱가포르도 국민들에게 28억싱가포르달러 규모의 세금 환급 계획을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금융심화’가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거래의 위험을 분산,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반면 과도한 유동성 공급과 금융상품의 복잡한 위험구조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경제성장을 저해하거나 물가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말하는 금융심화란 단순히 금융의 양적팽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금융의 기능과 역할이 커지면서 금융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따라서 중앙은행 총재들은 “금융심화 촉진 노력과 함께 금융감독 및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한은은 밝혔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네팔, 필리핀, 싱가포르, 파푸아뉴기니, 베트남 등 16개국 중앙은행이 참석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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