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석유 유통시장 ‘관세인하’로 틀 깨지나 ‘술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25 20:10

수정 2014.11.07 09:57



정부가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사 과점체제인 국내 석유 유통시장의 틀을 깨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정유업계와 주유소업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는 휘발유 등 4개 석유제품의 할당관세를 1%로 낮췄다. 지난해 하반기 5%에서 3%로 낮춘 뒤 추가로 2%포인트를 더 내린 것이다. 관세율 1%는 사실상 관세를 철폐한 것과 비슷한 효과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대형 할인점의 주유소 사업 진출을 유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측은 “이미 대형 할인점 등과 석유 유통시장 진출을 위한 내부 접촉이 있었다”고 소개해 대형 할인점의 시장진출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결국 정부측은 휘발유가격 안정을 위해 휘발유 수입의 관세장벽을 사실상 허물고 대형 할인점의 시장진출을 촉진해 4개사가 장악하고 있는 석유유통망을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휘발유가격은 상당부분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이다. 현재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가격은 동일 지역의 주유소일지라도 물량크기에 따라 최대 80원까지 차이가 난다.

이 같은 상황에 거대한 유통망을 지닌 대형 할인점의 협상력이라면 도매가격을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또한 할인점 고유의 할인 영업방식 역시 휘발유가격 인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외국계 대형 할인점의 경우 인근지역이나 주차장 입구에 단독으로 주유소를 차려 영업을 펴고 있다.

이들은 주유소 사업으로부터 이익을 보겠다는 차원이 아니라 호객행위의 일부로서 주유소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 주유소보다 낮은 가격에 휘발유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형 할인점이 외국으로부터 저렴하게 휘발유를 수입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국내 휘발유가격은 더욱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003년 석유수입업체인 타이거오일이 시장에서 퇴출된 가장 큰 이유는 ‘자본력·유통망 부재’였지만 대형 할인점이라면 과거 타이거오일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유사들은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지만 긴장된 분위기다. 대형 할인점이 휘발유를 수입해서 자신들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한다면 그만큼 공급초과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초과 현상은 자연히 정유사의 도매단가 인하압력으로 이어지고 결국 정유업체의 수익성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주유소업계측은 강력히 반발할 태세다. 할인점의 주유소사업 진출은 기존의 주유소들을 연쇄도산으로 몰아갈 것이라며 격앙된 분위기를 드러냈다.


주유소협회측은 “영세한 개인사업자가 대다수인 우리나라의 주유소사업 여건상 대형 할인점의 진출은 비현실적”이라며 “결국 거대자본과 재벌에게만 이익이 되는 정책”이라고 평했다.

/yscho@fnnews.com조용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