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방문판매법 개정 현안과 과제] <끝·6> 자율규제기능 강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25 20:49

수정 2014.11.07 09:57



다단계 시장에서 ‘자율 규제’ 도입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의 규제가 건전한 다단계 시장 육성을 위한 ‘채찍’이었다면 업계 스스로 피해를 예방해가는 자율 규제는 일종의 ‘당근’인 셈이다.

채찍 일변도이던 다단계 정책에서 당근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그동안 ‘다단계=불법’이라는 이미지에 밀려 ‘변명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건전한 다단계 업체를 제도적으로 배려하자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다단계 시장을 떠나 규제와 자율, 정부와 시장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느 한쪽도 완벽하지 않은 동전의 앞뒷면 같은 상호보완적 관계다.



정부의 적극적인 통제는 자칫 시장의 기능을 퇴화시킬 수 있지만 그렇다고 시장이 스스로 자정 능력을 갖고 있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운영의 묘를 살려 중·장기적 안목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용의주도함에서 그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방문판매법은 규제를 위한 법이다. 국내 도입 초기부터 다단계 시장이 사행적 투기 시장으로 변질되면서 해마다 대형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력한 규제를 통한 소비자 피해 예방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합법적인 업체들의 소비자 피해가 사라지고 다단계 시장이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규제 일변도보다는 업계 스스로의 자율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통한 소비자 피해 예방은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시장 발전에도 저해된다”며 “다단계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기를 맞은 만큼 업체 스스로의 자율 규제를 확대, 건전한 유통 채널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자율 규제를 활성화하면 자칫 규제 완화로 비쳐져 불법업체가 난립해 그동안 안정세를 보인 다단계 이미지에 또 다시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상반된 주장도 일고 있다. 특히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인 업계의 구조적 취약성은 이 같은 우려를 더욱 깊게 한다.

때문에 자율 규제의 폭과 방법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법 사각지대의 대안 혹은 보완적 대안으로 자율 규제를 활성화하자는 주장이다.

법 집행에만 의존하는 시장질서 확립은 막대한 행정지원의 낭비와 기업의 순응 비용 부담을 초래한 반면 그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원 7명에 불과한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팀이 다단계 판매, 방문 판매, 전화권유 판매 등 3만3000여개에 달하는 관련 기업의 불법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울러 법의 잣대로 한 조사 및 절차는 복잡한 7단계 공정위 심결절차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등 신속한 법 집행이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완적 대안으로의 자율 규제가 설득력을 얻는 것은 다단계 판매가 다른 유통과 달리 사업의 주체인 다단계 판매회사와 다단계 판매원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함으로써 법의 경계선을 넘어 위태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완전 자발적인 자율 규제를 활성화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계 현실을 감안할 때 공익을 담보한 협회나 공제조합 등이 참여하는 신뢰할 만한 고도의 자율규제 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 규제는 형성 주체와 집행 주체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기준과 규칙을 형성할 수 있다”며 “특히 협회나 공제조합이 참여하는 자율규제는 업계의 활동 상황을 파악하고 불법업체를 적발하는데 필요한 정부의 감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와 법 집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