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현대차등 7개그룹 출총제 ‘굴레’ 벗는다

한민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업 프렌들리’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 친화적 정책으로 대대적인 전환을 약속했다. 공정위의 역할이 오히려 기업 역할과 시장 경제를 위축시켰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일갈에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를 비롯해 대기업들의 운신의 폭을 대폭 넓히는 정책들을 적극 제시했다.

그러나 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대대적인 전환이 있는 반면 또다른 경제주체인 중소기업과 소비자에 대한 보호 및 개선 방안은 다소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사전적 규제를 없애고 사후적 감시로 방향을 바꾸면서 이에 대한 폐해나 부작용에 대한 보완이 부실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기업 편의를 위해 직권조사 및 현장 조사를 대폭 완화하면서 기업만 중요하고 소비자와 중소기업은 희생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기존 공정위의 주요 업무중 많은 부분이 폐지되거나 감소되면서 공정위의 위상 자체가 흔들린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 친화적 경영 환경 조성=공정위가 출자총액제한제를 상반기 안에 폐지키로 함에 따라 현재 이의 적용을 받는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등 7개 기업집단 소속 25개사가 계열사간의 출자를 제한없이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출총제 폐지의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 대규모기업집단의 출자현황에 대한 공시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나 공시 주기 등의 구체적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

재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를 마뜩지 않게 여겼던 공정위가 없애는 것으로 급거 방향을 튼 것은 경쟁촉진 및 시장친화적 정책을 추진하는 이명박정부의 방침에 적극 부응키 위한 번신의 일환이다.

그러나 공정위가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금지 규제 기업집단의 지정 기준을 현행 자산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상향 조정을 검토 중이나 상호출자금지의 탈법적 회피수단인 환상형 출자(간접 상호출자)에 대해 효과적으로 규율하지 못하는 한계를 스스로 절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2007년말 기준으로 현재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중 환상형 출자가 형성되어 있는 기업집단은 모두 17곳에 달한다.

이밖에도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돕기 위해 지주회사에 대한 부채비율 200% 제한 및 비계열회사 주식 5% 이상 보유금지가 폐지되고 인수합병(M&A)시 신고회사의 기준이 자산·매출액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상향됐다.

◇중소기업·소비자는 정책 소외자=공정위의 조사에 대해 제기되는 기업들의 불만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직권조사를 법위반 혐의가 상당하거나 소비자피해 등이 큰 경우로 제한하고 현장조사도 서면조사만으로 부족한 경우로 한정키로 한데 대해 소비자가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서동원 부위원장은 “직권 조사를 안한다는 것이 아니고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서 혐의가 있을 때 나가는 식으로 신중하게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비용증가 요인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고 집단분쟁조정제도를 활성화해 소비자피해 발생시 금전보상을 쉽게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열어놓았으나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대기업 정책을 대거 완화한 공정위가 위상이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서동원 부위원장은 “재벌정책은 공정위 업무중에 비중이 높은 부분이 아니며 재벌 정책이 공정위의 핵심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재벌 정책 축소가 공정위의 기본 역할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진국의 공정거래는 전통적인 카르텔 규제, 독과점에 집중되어 있으며 우리도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서 직권 조사 등은 신중히 하겠지만 위법 사실이 적발될 경우 일벌백계하는 식으로 사후 감시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한민정기자

■사진설명=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염곡동 한국소비자원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 앞서 백용호 공정위원장(왼쪽) 등 참석자들과 담소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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