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gs Never seen before(이전에는 볼 수 없던 전혀 새로운 제품).’
디지털 컨버전스 전문기업 DM테크놀로지(대표 이장원)가 내세우는 기업 슬로건이다. ‘DMTECH’란 독자 브랜드를 앞세워 세계 디지털 가전의 격전장인 유럽 무대에서 유수의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고 있는 DM테크놀로지는 중소기업이란 한계를 딪고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더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거둘 정도다. 특히 컨버전스 기술을 앞세운 액정표시장치(LCD) TV 제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럽시장 점유율 10위(시장조사기관 GFK 집계)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개 국내 중소기업이 각종 규제와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기호로 악명 높은 유럽 시장에서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한결같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이 그것도 고유 브랜드를 앞세워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회사 이장원 대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비결
지난 2000년 삼성전자 출신 연구원 3명이 창업한 DM테크놀로지는 디지털가전 설계 용역 전문업체로 출발했다. 이후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플레이어 제품 개발에 눈을 돌린 이 회사는 이듬해인 2001년 3월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곧바로 4월에는 독일 수출에 성공한다. 회사 설립 2년째인 2001년 280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DM테크놀로지는 전세계 DVD플레이어 시장의 성장세를 등에 업고 2002년에는 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이에 힘입어 2002년 5월 설립 2년 1개월 만에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업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2003년부터 값싼 중국 DVD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며 시장 가격 질서가 무너졌고 자연히 회사 매출도 급감하게 된다. 더이상 DVD플레이어만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느꼈던 DM테크놀로지는 LCD TV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2003년에 개발한 첫 제품을 일본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였으나 준비 부족으로 실패의 쓴잔을 맛보게 됐다. 이후 2005년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이 회사는 3년여간 와신상담한 끝에 유럽시장에서 LCD TV와 DVD를 결합한 복합 제품을 앞세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하향세를 그리던 이 회사의 매출도 지난 2006년 1200억원으로 다시 급성장, 벤처기업으로서 큰 의미를 가지는 1000억원 클럽에도 가입했다.
무엇보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시장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까닭이다. 먼저 DM테크놀로지는 현지인들의 취향을 고려한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데 주력했다. 기존 LCD TV에 DVD, 셋톱박스 기능까지 접목시킨 새로운 복합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예상외로 뜨거웠고 가격 마진도 높았다. 딕슨스(dixons), 카밋(comet) 등 영국의 대형 전자 양판점에서 DM테크놀로지 제품이 인기 품목으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특히 고급 백화점의 대명사인 런던의 해러스 백화점에는 이 회사의 LCD TV 제품이 국내 모 대기업 제품보다 6개월 먼저 진열돼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영국과 더불어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이베리아 지역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5%에 달해 국내 어느 대기업 제품에 비해 월등하다. 영국 내 현대자동차 점유율이 1.5%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눈부신 수준이란 평가다.
DM테크놀로지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유럽시장의 물류 허브인 네덜란드에 현지 공장을 갖고 있다. 14%에 달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다. 여세를 몰아 미주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20∼30% 정도 성장한 1200억∼1300억원대의 매출 달성이 기대된다.
■반도체·셋톱박스 시장 진출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추구
DM테크놀로지는 셋톱박스와 반도체시장에 진출을 통해 명실공히 ‘글로벌 디지털 그룹’으로서의 위상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들 제품도 마찬가지로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먼저 올 2·4분기 중에 고화질(HD)급 셋톱박스를 선보이며 셋톱박스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내년 초면 차세대 광디스크 규격인 블루레이급 DVD 제품도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가세하게 된다.
이와 함께 지난 3년간 구상해온 팹리스 반도체 시장 진출도 예정되어 있다. 이미 인력구성을 마치고 연구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휴대폰, 소형 디지털가전 관련 시장이 아닌 자동차, 환경 분야 등에 응용이 가능한 센서 반도체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올해 법인 설립을 마친 후 2009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장원 DM테크놀로지 대표는 “이미 해외 주요 수요처들과 사업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가동 초기부터 적잖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skang@fnnews.com강두순기자
■사진설명=네덜란드 남부지방 더누(DEURNE)에 위치한 DM테크놀로지 LCD TV 생산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제품 조립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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