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채권에 다시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위기가 부각됐던 지난 2월 이후 관망세를 나타냈던 외국인이 다시 국내 채권 사자에 나섰다.
각국 통화간 무위험 차익거래인 ‘재정거래’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미간 금리 차 역시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매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국인 채권 순매수세가 지속되며 그동안 불안한 흐름을 보인 국내 채권시장의 안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시 기지개 켜는 외국인 순매수
30일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 한국 채권시장에서 4조5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지난 2월에 2조1900억원을 순매수한 데 비하면 2배 이상 늘었다. 환율과 금리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세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증가는 스와프 베이시스가 확대되면서 재정거래 요인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이후 170∼180bp(1bp=0.01%포인트)에 머물던 스와프 베이시스는 최근 300bp 정도로 벌어졌다.
이는 달러를 들여와 원화로 바꾼 뒤 국내 채권을 사는 과정에서 거래비용 및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비용 등을 제하고도 아무런 위험 없이 최소한 2%의 수익률을 거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한·미간 금리 차는 2.75%포인트나 벌어져 국내 채권 메리트가 높아진 상태다. 특히 미 금리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국내 금리는 당분간 고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매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채권 금리 수준 자체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2년물 국채 금리는 1.71%에 불과하며 영국 2년물은 4.11%, 중국 2년물은 3.64% 등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국내 3년물 국고채 금리는 5.17%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조달만 가능하다면 재정거래를 통한 국내 채권 매수는 계속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황태연 연구원은 “스와프 베이시스가 벌어지면서 국내 채권이 싸졌다”며 “달러만 조달 가능하다면 국내 채권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순매수 국내 채권시장 안정에도 기여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사들이는 것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통화정책에서 외국인 변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채권을 13조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삼성증권 최석원 채권분석파트장은 “외국인의 원화현물 채권투자가 늘었다는 점 자체가 한국은행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도 “국내 유동성을 관리하는 데 해외 유동성까지 유입되면서 통화정책을 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 세계화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외국인 채권 순매수 기조는 국내 채권시장 안정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 문병식 연구원은 “앞으로도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면서 향후 채권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정거래가 계속 유입되면서 채권시장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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