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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 업종도 “바꿔봅시다”

유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31 21:57

수정 2014.11.07 09:36

생맥주전문점, 치킨전문점, 분식전문점, 중국요리전문점 등의 공통점은? 바로 오랫동안 창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스테디셀러 업종이라는 것이다.

불닭과 조개구이전문점, 찜닭, 막걸리전문점 등 트렌드성 아이템들이 소리 없이 사라져간 창업시장에서 이들 스테디셀러 아이템들은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처럼 창업자들이 스테디셀러 아이템을 선호하는 이유는 매출의 기복이 작고 장수할 수 있는 보편적인 아이템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스테디셀러 아이템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기도 하다. 스테디셀러 아이템들은 최근 신메뉴와 기술력, 웰빙 요소 가미, 체계화된 운영 시스템 접목으로 같은 업종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요리주점·클린 생맥주로 차별화

생맥주 전문점은 안주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안주의 재료는 대게 냉동제품을 사용해 왔지만 생맥주전문점 ‘치어스’는 일반 생맥주전문점과는 달리 주방장이 매장에서 직접 조리한 요리를 안주로 내놓는다. 주방인력은 본사에서 직접 관리한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으로 일반 생맥주전문점이 겨울에 매출이 크게 하락하지만 치어스는 한겨울에도 성수기인 여름철에 비해 매출 차이가 10% 이하에 불과하다.

맥주 맛을 한 단계 높인 생맥주전문점도 있다. 생맥주전문점 ‘다라치’는 무균맥주시스템을 갖추고 생맥주 관 내부 노즐에 서식하기 쉬운 세균과 이물질을 제거한 생맥주를 판매한다.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족을 겨냥한 셈이다.

무균맥주시스템은 최적의 온도로 생맥주통을 배송하고 8시간 숙성시킨 후 나노기술로 만든 고농도복합산화수를 매일 노즐에 통과시킴으로써 신선하고 깨끗한 생맥주 고유의 맛을 낸다. 자체개발한 숨쉬는 항아리 잔으로 맥주를 마시면 웰빙효과가 만점이라고.

■건강 기능성을 더한 치킨전문점

기름에 튀긴 음식이라는 이유로 트랜스지방 때문에 건강에 안 좋다는 편견이 많았던 치킨전문점은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알칼리수 숙성으로 특허까지 받은 ‘베가스치킨’은 산성인 닭을 알칼리수 숙성단계를 거친 알칼리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알칼리수 숙성은 닭을 골고루 염지시켜 일반 치킨보다 쫀득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면역성분이 높은 젖소의 초유를 사용하는 업체도 있다. ‘꼬꼬리따’는 파우더에 있는 초유성분을 가미해 특유의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맛이 강점이다. 젖소의 초유는 사람의 초유보다 면역성분이 20배나 높아 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와 갱년기 증상 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

‘사바사바치킨’은 소형 테이크아웃치킨 매장에 중대형 홀을 접목해 매출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 병점역 인근에서 ‘사바사바치킨’을 운영 중인 박대균씨(37)는 테이크아웃 매출과 매장 매출을 합해 월평균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행인들의 시각과 후각을 자극하는 오픈 주방을 132㎡(40평) 규모 홀 전면에 배치한 것도 매출상승 요인이다.

■배달형 분식점에 레스토랑형 중식점도

점포 관리비용의 부담이 없는 배달형 분식점도 뜨는 아이템 중 하나다. ‘이츠야미’와 ‘푸드라이더’는 옥수수전분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생분해성 포장재료를 사용해 그릇을 회수해야 하는 불편과 환경문제를 해결했다. 150∼300원 정도인 배달용 포장재료를 2배가량 비싼 포장재료로 교체했지만 뜨거운 음식물을 담아도 환경호르몬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그린슈머들에게 인기다.

중식은 먹거리가 다양해지고 각종 패스트푸드 등으로 젊은 고객들에게 외면받아 왔다. 최근에 선보이고 있는 중화요리전문점은 이런 동네 중국집의 분위기를 탈피해 고급스러우면서도 깔끔하고 저렴한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중화요리전문점 ‘디긴차이나’의 경쟁력은 주방의 체계적인 위생관리와 고객들이 좋아하는 메뉴만 남기고 불필요한 메뉴는 과감히 축소했다는 점. 메뉴도 일반 중국집과는 조금 다르다. 탕수육만 해도 광동식, 북경식, 사천식 등 선택의 폭을 넓혔다.

미국식 퓨전중화요리 전문점 ‘상하이그릴’은 창업자인 마크파이 회장가 기네스북에 오른 것으로 유명한 업체. 본사에서 반가공 형태로 매장에 공급해 모든 메뉴가 1분 50초 이내에 제공되는 것이 장점이다.
예약고객에게는 와인과 신메뉴 요리를 서비스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장수업종들의 변화는 재료를 바꾸거나 포장을 바꾸는 등의 형태로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며 “경쟁이 치열한 시장인 만큼 차별화 요소를 찾는 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고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hh1209@fnnews.com유현희 기자

■사진설명=생맥주전문점 '치어스'는 지난달 31일 매장마다 전문 조리사를 두고 직접 조리한 요리를 안주로 내놓는 등 주방장 교육과 관리는 본사에서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치어스의 주방장 조리 교육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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