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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아파트 ‘시들’..강북·연립 ‘활기’

이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4.03 20:29

수정 2014.11.07 09:23


주택시장이 각종 규제와 개발 호재 여부, 경기변동 등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찬밥’ 취급을 받던 소형 주택, 비강남권, 재개발 지역 등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최근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그동안 집값을 주도하던 ‘버블 세븐’지역, 대형 주택, 재건축단지 등은 각종 규제로 인기가 급랭하면서 집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음지’가 ‘양지’로 ‘양지’가 ‘음지’로 각각 뒤바뀐 상황이다.

■‘버블세븐’ 지고,비강남권 뜨고

지난 1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3월 주택가격 동향 통계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대표적인 집값 상승지역이던 수도권 ‘버블 세븐’ 지역과 외면받아 온 서울 강북 지역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강남 불패’ 신화의 주역인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강남 3구의 올해 1·4분기 집값 상승률은 0.2∼0.9%로 1%를 밑돌았다.
반면 같은 기간 노원구는 10.3%나 오르는 등 성북·강북·중랑구 등 강북 대부분 지역은 2%를 웃돌았다.

■신도시서 뉴타운으로 ‘U턴’

수도권 신도시도 맥을 못추고 있다. 경기 일산 서구(일산신도시)와 경기 분당구의 집값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각각 0.7% 빠졌다. 지난 2월까지 -0.1% 내렸던 일산 서구는 성수기인 지난달엔 -0.5%로 하락 폭이 커졌다. 2기 첫 신도시인 경기 화성 동탄도 지난달 말 부지조성이 준공됐지만 집값은 하향 안정세다. 하지만 뉴타운 등 개발 호재가 집중된 강북지역은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초강세다. 재개발이 한창인 서울 은평구의 집값은 올해 들어 4.7%나 뛰었고 뉴타운·한강 개발 호재가 있는 마포구도 2.5%상승했다.

■대형 지고 소형 초강세

눈길을 끄는 것은 대형과 소형간 인기 역전 현상이다. 그동안 거의 게걸음을 해 온 소형 주택 가격은 올해 1·4분기 중 2.1%나 올랐다. 이는 집값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대형 주택 상승률(0.6%)의 3배를 웃도는 것이다. 아파트의 경우 대형은 제자리 걸음을 한 반면 소형은 이 기간 1.9% 올라 명암이 엇갈렸다.

■연립·다세대 새 ‘강자’로 우뚝

그동안 서민용으로 취급돼 외면을 받아 온 연립주택의 인기가 아파트를 추월한 것도 이례적이다. 올해 1·4분기 전국 연립주택은 평균 3.1% 올라 아파트와 단독주택 상승률(각각 1.0%)의 3배에 달했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인기 급등

고분양가 논란을 빚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아파트는 서울·지방을 가리지 않고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상한제 아파트가 분양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일 경기 용인시 흥덕지구에서 3.3㎡당 980만원대(주변시세 1300만원)에 분양된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1순위에서 498명 모집에 1만4151명이 몰려 평균 28.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전 평형 마감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대출 및 세금 등 정부의 잇단 규제로 시장의 양대축인 수요 부문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게 이같은 트렌드 변화를 불러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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