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논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라!
영화 ‘Deep Blue Sea(1999)’에 지능이 높은 백상아리가 등장한다. 알츠하이머의 치료제로 쓰일 중요한 단백질을 상어의 뇌에서 채취하는데 그 양이 너무 적어 연구를 빠르게 진행시킬 수 없자 과학자들이 의도적으로 큰 뇌를 갖는 괴물을 만든 것이다.
다음은 위기에 닥친 상황에서 과학자와 주인공이 나누는 대사이다.
과학자: “(주인공을 가리키며) 당신은 아무 것도 몰라!”
주인공: “충분한 단백질을 얻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조약을 어기고 뇌를 크게 키웠지요. 그러다 보니 영리해진 거죠. 그러나 우리가 살릴 사람들을 생각해 보세요.”
과학자: “그러면 (이미 죽은) 브랜다와 엘리사는?”
주인공: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상어를 죽이지 말라면서) 그것이 없으면 그들의 죽음은 무의미해져요.”
오늘날 “뇌를 키우면 영리해진다”는 가정은 하나의 문화적 상품이 되었다. 높은 지능을 가진 바다의 제왕 백상아리가 인간과 대결한다는 영화의 설정처럼 이 가정은 근원적인 공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사랑스러운 자녀의 성공을 위한다는 명분을 덧붙이면 베스트셀러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뇌의 구성 성분인 DHA가 다량 함유되었다는 우유와 참치 통조림 상품은 불티나게 팔린다.
그런데 그 가정은 사실일까? 인간의 뇌의 용량은 200만 년 전에 출현했던 호모에렉투스에 비해 정확히 두 배 증가해 개의 신경세포를 담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매 세대 25만 개의 신경세포가 추가되어 온 셈이다. 호모에렉투스보다 오늘날 인류가 더 진화했음은 물론이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지능이 뇌의 용량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학자들은 지능의 발달은 뇌의 주름과 관련이 깊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와 함께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은 과거에 비해 높은 진화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진화가 환경에 대한 적응을 목적으로 하며 그 환경 변화라는 것에 어떤 고상한(?) 방향이 있을 수도 없으므로 현재 모든 생물들은 진화의 최종 단계가 아닌 ‘보다 높은 단계의 진화’에 와 있는 셈이다. 뇌의 용량을 키워 보다 영리한 생물이 되는 전략이 환경에 대한 가장 적합한 적응 방안이라면 왜 다른 생물들은 인간과 같은 길을 걷지 않았을지 의문이 든다.
그 이유는 인류의 모험심에서 찾을 수 있다. 응고롱고로의 누우 무리가 수백만 년 동안 반복적으로 마라강을 오간 데 비해 인류는 그동안 지구 반대편으로 길을 떠났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을 돌아 지구를 샅샅이 탐험한 후에는 우주로 날아올랐다. 미지의 우주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오늘날에도 그치지 않고 있다.
모험이 성공하려면 추론 능력이 필요하다. 추론이란 경험한 적이 없는 현상을 예지하고 상상을 현실로 바꾸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능력이다. 경험한 일을 기억하고 재생할 수 있는 능력만으로는 새로운 모험지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경험자의 지식을 존중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의지를 고집하는 젊은 과학자의 모험심은 바로 추론능력에 기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적 발견이든 인생의 변화든 모험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모험은 뛰어난 추론 능력이 없다면 대개 실패하고 만다. 실패의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적절한 추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성공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문화와 미개척의 가능성이 쏟아지는 오늘날, 우리는 모든 삶의 영역에서 모험을 경험한다. 이 모험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추론능력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지성만이 급변하는 시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
―백광현 ㈜엘림에듀 대표 집필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