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 고학력 여성 ‘전성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5.06 17:15

수정 2014.11.07 05:43



고용 안정성이 높고 연봉이 좋은 은행의 취업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은행권에 ‘여풍’과 ‘고학력화’가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은행, 여직원 증가세 뚜렷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의 신규직원에 여성 직원들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올해 신입직원 180명 중 남성은 112명, 여성은 68명으로 여성비율이 37.8%다. 이 수치는 지난 2005년(21.3%), 2006년(30.9%), 2007년(30.9%) 등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 때문에 전체 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크게 늘고 있다.



신한은행도 전체 직원 중 여성의 비율이 2006년(35%), 2007년(36%), 2008년(37%)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다.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관리 사무직만으로도 남녀비율이 같아져 지난해 말 현재 전체 7423명 중 여성이 370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여성 비율이 처음으로 50%를 육박해 지난 2005년(44%), 2006년(48%)에 비해 점점 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수석 부행장은 “최근 여성 직원이 늘어나는 이유는 객관적인 입사 전형점수에서 남성보다 뛰어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안정을 추구하는 면에서 여성이 은행 직무와 잘 맞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 고학력자들이 많아 오히려 전형점수대로 할 경우 남성이 줄어들 위험이 있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공무원보다 안전한 은행으로 고학력자 몰려

시중은행 한 부행장은 “최근 취업난을 반영하듯 과도한 고학력 인재가 몰려 단순 창구업무로 시작하는 은행원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재 창구 정규직 직원에 대한 전형을 진행 중인 하나은행은 단순 창구영업을 하는 가계금융직군에 화려한 경력자들이 대거 지원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방송국 FD, 작가, 리포터, 스튜어디스, 스포츠강사, 프로구단 매니저 등의 경력 소지자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국회의원 의원실, 증권선물거래소, 외국계은행, 대사관 등 인턴 근무는 기본이고 공인재무상담사(AFPK), 재무설계사(FP), 선물거래상담사, 증권투자상담사 등 최소 1개 이상 자격증 소지자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창구 정규직은 200명 모집에 총 1만1173명이 몰려 경쟁률이 55대 1을 훌쩍 넘었다.

한편 은행 취업에 낙방한 고학력자들이 2금융권으로 몰렸다.
심지어 K저축은행에는 신입직원 모집에 영국 옥스퍼드대학 등 외국 명문대 출신이 대거 지원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입사 경쟁률이 치솟는 이유는 고용 안정성이 높고 타직종 대비 높은 임금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이 진행되며 ‘철밥통’으로 불리던 공무원의 ‘고용 안정성’이 깨지자 고학력자들이 대거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powerzanic@fnnews.com안대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