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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아파트보다 싼 펜트하우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5.06 22:25

수정 2014.11.07 05:38

‘펜트하우스를 일반아파트보다 낮은 값에 분양하라고?’

경기 용인시 동천동의 ‘래미안동천’ 펜트하우스 36가구가 이르면 이달 중 분양될 예정인 가운데 시행사와 지자체가 분양가 책정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이 아파트 시행사는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인 펜트하우스를 그 자체로 인정해 분양가격을 별도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비해 해당 지자체는 최근 주변에서 승인된 일반 아파트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래미안동천’의 경우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일반 아파트는 지난해 3.3㎡당 1880만원대에 분양됐다. 하지만 이 아파트 펜트하우스를 최근 인근의 분양 승인가격(1500만원대 중반) 수준으로 분양가격이 책정될 경우 한 단지에서 펜트하우스가 일반 아파트보다 분양가격이 낮은 ‘분양가 역전’ 현상이 발생, 일반 아파트 입주예정자 등의 집단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시행사나 용인시 입장에서 고민이 크다.

6일 용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래미안동천 시행사인 코래드하우징은 펜트하우스 36가구를 분양키로 하고 지난 2월 용인시에 3.3㎡당 평균 1880만원대로 분양승인 신청을 했다.

이 아파트는 펜트하우스 36가구를 빼고 지난해 9월 2047가구가 일반에 분양됐다. 이번에 공급예정인 펜트하우스는 1블록 9가구, 2블록 9가구, 3블록 17가구, 4블록 1가구 등이며 분양면적 기준 230∼330㎡의 초대형이다.

펜트하우스 분양가 책정과 관련, 용인시는 신봉·성복지구 분양업체들과 줄다리기 끝에 분양가를 대폭 낮춘 만큼 래미안동천 펜트하우스도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달 초 분양 승인이 난 신봉동의 동일하이빌과 동부센트레빌의 분양가는 3.3㎡ 평균 1540만원대였다.

용인시 관계자는 “신봉·성복지구 분양가도 대폭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래미안동천만 고분양가로 승인을 내줄 수가 없어 해당 시행사에 분양가 인하를 계속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행사측은 지난해 9월 분양한 2047가구의 분양가가 3.3㎡당 1726만원에 달하는 데다 일부 대형 아파트의 경우 3.3㎡당 최고 1800만원이 넘는 가격에 분양된 상황에서 용인시의 요구대로 분양가를 내릴 경우 지난해 분양된 일반 아파트가 펜트하우스보다 비싸지게 돼 입주민들이 반발할 것이라며 분양가를 낮추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래드하우징 관계자는 “예전에 분양했던 가격이 있는데 펜트하우스의 평균분양가가 아래층보다 더 낮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용인시와 합리적으로 조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용인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봉·성복지구 분양업체와 형평성을 생각하면 분양가를 더 낮춰야 하지만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를 일반 아파트보다 더 낮게 책정하도록 할 수 없다는 시행사측의 말도 설득력이 있어 내부적으로 어느 수준에 분양가를 권고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