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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판지 업계,모처럼 웃는다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5.27 22:29

수정 2014.11.07 03:19

극심한 공급과잉과 주원료인 고지가격 급등으로 장기 침체에 빠졌던 국내 백판지 업계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입어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제품 가격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업계의 구조조정 움직임도 가시화되면서 고질적인 공급과잉 문제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백판지 업계 기지개

27일 백판지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 대한펄프 등 주요 업체들의 백판지 사업부문의 올 1·4분기 영업이익률이 6∼7%대에 달하는 등 업황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이 2%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오름폭이 눈에 띈다. 국내 백판지 업계는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을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영업이익률이 1%대에도 못미쳤던 게 사실. 하지만 최근 수급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 가격 인상에 잇따라 성공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백판지 가격은 최근 저점이었던 지난해 7월 t당 63만원에서 올 3월 말 기준 t당 79만5000원으로 26% 이상 상승했다. 조만간 추가 인상도 예고 되는 상황이다. 원재료인 국산 고지 가격 급등을 만회하고 남을 만한 수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도 탄력을 받고 있다.

대한펄프 정인용 부장은 “백판지 제조사들은 주 원재료인 고지를 국내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펄프를 수입해 사용하는 인쇄용지업계에 비해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개선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주요 업체들도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제지업계 최초로 미국우정청에 봉투용 백판지를 수출했던 한솔제지는 최근 DHL, UPS 등 세계적 운송업체와 추가 수출계약을 맺는 등 백판지 부문의 해외 수출을 강화하고 나섰다.

대한펄프도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전세계 30여개국을 대상으로 백판지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20만t 정도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고질적 공급과잉 해소될까

이런 가운데 최근 주요업체들의 신사업진출과 생산기기 이전 등으로 촉발된 업계 내 자발적인 구조조정 움직임이 감지돼 고질적 공급과잉 문제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건 신풍제지의 공장 설비 이전건이다. 신풍제지가 경기도 평택 ‘국제평화 신도시 계획지구’내 위치한 평택공장 설비 이전을 추진하면서 이 과정에서 자연스런 설비구조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중 베트남과 전북 군산으로의 설비 이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전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1년 이상 기간 백판지 공급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신풍제지는 설비 이전이 완료될 때까지 백판지 물량을 한솔제지 등에서 조달해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신풍측은 영업 공백을 피할 수 있고 한솔은 새로운 영업망을 개척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 양측 모두에게 ‘윈윈’이란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신풍제지측은 “설비 이전과 대응 방안에 대해 아직까지 확정된 부분은 없다”며 “전략적 차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각도로 검토중”이라고 답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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