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업계는 고민스럽다. 국제거래 가격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감안하면 최소 10만원 이상 인상요인이 발생하고 있으나 건설업계 사정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원가부담 등으로 인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인상 배경에는 철스크랩 가격 급등, 수급불균형, 해외가격과의 괴리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평당 분양가 1300만원인 경우 철근소요비용은 분양가의 1.2%에 불과하다”면서 “철근 가격 상승으로 건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비약된 논리”라고 반론을 폈다.
■철스크랩 가격 천정부지
5월 현재 기준으로 미국서 들여오는 철스크랩 가격은 t당 730∼750달러다. 국내 고철가격도 작년 말 31만원에서 68만원으로 2배 이상 껑충 뛰었다.철스크랩 가격은 원가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해 가격 변화는 곧바로 제품가격에 연동된다.
지난해 초 t당 280달러, 연초만 해도 440달러였던 가격이 이처럼 급등한 데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빌릿 가격 상승도 가격인상요인이다. 빌릿은 철근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반제품인데 워낙 가격이 많이 올라 단압업체들이 생산성이 맞지않아 생산중단사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 빌릿을 이용해 철근을 생산하는 철근 단압업체인 제일제강이 철근 압연공장 생산 중단 기간을 1년 연장했다. 빌릿 가격 폭등에 따른 손익관리를 위해 지난해 3월 29일부터 2009년 3월 1일까지 철근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비수기 없는 수급불균형
철근업계는 올 들어 비수기가 없다고 말한다. 5월은 건설 성수기이지만 1·4분기 비수기 때도 철근 수요는 꾸준했다. 이 같은 이유는 부동산경기는 침체지만 공사를 진행하는 건설현장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현장이 크게 늘어난 것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아파트분양을 서둘렀기 때문”이라면서 “여기에다 추가적으로 가격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가수요로 인해 부동산경기는 침체지만 철근 등 건설자재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국제거래 가격과의 차이도 인상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H형강은 수출 가격이 t당 1100달러에 이른다. 국내 가격과 10만원이상 차이가 난다. 철근은 1050달러로 역시 1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이 철근 가격을 올려서 수익을 많이 냈다고 주장하지만 해외 수출로 벌어들인 이익이 크다”면서 “국내 수급안정을 위해 가능한한 국내 공급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 10% 안팎 인상
화물연대의 파업도 가격변수가 될 전망이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건설현장에 제때 철근이 공급되지 못하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공산이 크다.
철근업계는 현재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스크랩 가격 등이 올라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철근생산업체 관계자는 “원가요인 및 수급요인이 가격에 적시 반영이 안될 경우 유통 및 건설사들의 매점매석으로 인해 가격은 오르고 유통물량은 축소되는 시장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면서 “조만간 가격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철스크랩 가격 인상 및 국제거래 가격 등을 감안해 t당 10만원 이상 인상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근 건설업계의 사정을 고려해 인상폭에 고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t당 10만원 이상 인상을 검토했으나 건설업계 입장을 감안해 10%인 9만원 안팎이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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