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또 신용위기 악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6.03 17:29

수정 2014.11.07 02:43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악령이 아직도 월가를 휘젓고 있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내려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추가 손실우려가 계속 남아있다고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밝혔다.

미국 4위 투자은행 와코비아 최고경영자(CEO)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관련해 이날 낙마했고 미 최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도 회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2일(현지시간) 마켓워치, AP 통신 등에 따르면 S&P는 이날 리먼브러더스와 모건스탠리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낮췄다.

또 메릴린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강등시켰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JP모건 체이스, 와코비아는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

S&P의 신용등급 애널리스트 타냐 아자크스는 분석보고서에서 “신용등급 강등은 투자은행 부문 약화가 지속되고 비록 지난 수분기간의 대규모 수준은 아닐지라도 추가 대손상각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면서 “모기지, 주택건축 대출 부문의 손실률은 이전 평균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이들 투자은행이 향후 발생할지 모를 추가손실을 충당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했으나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으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은행들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진 데 이어 은행 최고경영진 낙마도 잇따랐다.

와코비아는 지난 2000년 CEO 임명 이후 인수합병(M&A)등을 통해 미 은행순위 4위로 끌어올리며 은행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켄 톰슨 CEO를 이날 퇴임시켰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모기지 대부업체 골든 웨스트 파이낸셜을 인수하면서 와코비아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책임을 물은 것이다.

와코비아 이사회는 지난 주말 톰슨 CEO에 경질을 통보했다면서 당분간 랜티 스미스 회장이 CEO도 겸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서부 시애틀에 본사를 둔 미 최대 저축은행 워싱턴 뮤추얼도 최고경영진에 부실 책임을 물었다.
워싱턴 뮤추얼은 이날 회장 겸 CEO 케리 킬링어의 회장직을 박탈했다.

이로써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 씨티그룹의 찰스 프린스 회장이 서브프라임 부실 책임을 지고 낙마한 뒤 한동안 잠잠하던 월가에 다시 부실 태풍이 휘몰아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스턴의 금융서비스 분석업체 아이테 그룹 에바 웨버 애널리스트는 “대형 금융기관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큰 충격을 받은 기관들 최고 경영진이 추가 물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