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종이들의 반란’
신문용지, 인쇄용지, 백판지 등 각종 종이 가격의 ‘동시다발적 인상’이 이어지면서 산업계 전반에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 때문에 신문, 출판, 국제특송, 유통 등 종이 관련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업종이 가격 인상 도미노에 휘말릴 조짐이다.
■반년만에 추가 인상 나서
10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7년 만의 가격 인상에 성공했던 신문용지업계가 최근 또다시 15%대의 가격 인상을 선언하고 나섰다. 주원료인 신문용 폐지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을 더 이상 버텨 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스케스코그, 페이퍼코리아 등 국내 주요 신문용지사들은 이달 초를 기해 종전 t당 65만원선이었던 공급가격을 75만원선으로 올리겠다고 유통사들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수요처인 신문사들에도 7월 1일자로 t당 5만원선의 가격 인상과 함께 하반기 중 나머지 5만원의 인상을 통보한 상태다.
신문용지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서만 t당 10만원 이상의 원가부담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t당 55만원선을 차지하던 원가부담이 현재 70만원선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수출가격과 국내 내수가 간 가격 괴리도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신문용지의 수출가격이 t당 800달러로 내수가격에 비해 20% 이상 높게 형성되다 보니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보다는 수출에 주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쇄용지 제품 가격 인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제지, 무림페이퍼, 한솔제지 등 주요 인쇄용지 업체들은 이달 초 유통사들에 5%선의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성공한다면 지난해 말과 올 2월에 이어 세번 연이은 제품 가격 인상이다. 특히 2·4분기가 제지업계 비수기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인쇄용지사들은 “펄프가격이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유가와 녹말, 활석 등 각종 부자재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조짐을 보이면서 산업용 백판지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다. 전저점이었던 지난해 7월 말에 비해 t당 25% 이상 상승했으며 추가 인상도 예고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골판지포장 업계도 최근 대기업들과의 협상을 통해 원자재가격 상승 부담을 반영해 약 20%의 제품가격 인상을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산업계 전반 후유증 거세질 듯
종이가격 인상에 따른 직접적 영향을 받는 곳은 신문 및 출판 업계다. 대부분의 일간지들은 연초 신문용지가격 상승 이후 월 구독료를 종전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선으로 일제히 올렸다. 신문 재료비 등 관련 비용이 대폭 늘어나 제작원가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신문용지가격의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신문 가격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출판 및 학습지 업계도 인쇄용지 가격 인상에 대비해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천재교육은 원자재값 상승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내년부터 일부 교재들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또한 웅진씽크빅은 이미 지난 2월부터 교재마다 2000∼3000원씩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지난 2004년 이후 올 초 3년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일반적으로 학습지업계는 3∼4년 간격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하지만 종이값 급등으로 가격 인상 시기를 앞당기려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판지를 포장재로 사용하는 국제우편물 특송업계도 최근 백판지가격 인상으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국제사업부 관계자는 “최근 원재료가격 인상으로 해외 수출용 포장 상자 제작과정에서 약 20%의 원가부담이 늘었다”며 “현재로서는 당장의 단가 인상 대신 기존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배포하던 판촉용 포장재의 양을 대폭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특송업체인 UPS코리아 관계자도 “최근 포장재가격 상승의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본사에서 글로벌 차원의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 골판지상자 가격 상승으로 이를 포장재로 사용하는 전자, 식음료 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강두순 유현희 이재설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