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윅 ‘원조’ 미첼,오만석과 탄생 10주년 콘서트

지난 11일 오후 서울 당산동의 한 지하실.
두 명의 ‘헤드윅’이 만났다. 한 사람은 파란 눈을, 또 한 사람은 검은 눈을 가진 ‘헤드윅’. 파란 눈의 ‘헤드윅’은 무척 상기된 얼굴로 바닥 한 편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검은 눈의 ‘헤드윅’은 그를 위해 뮤지컬 ‘헤드윅’의 수록곡인 ‘The Origin of Love’를 부르기 시작했다.
감미로운 목소리가 허름한 지하연습실을 구석구석을 채울 때쯤일까. 두 명의 헤드윅은 서로 얼싸안고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반가움과 존경심, 우정과 사랑이 버무려진 그들만의 표현법이다.
원조 헤드윅 존 캐머런 미첼과 한국 대표 헤드윅 오만석이 만났다. 컬트 뮤지컬 ‘헤드윅’의 탄생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콘서트 준비를 위해서이다. 성전환수술에 실패한 동독 출신 로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미첼이 대본을 쓰고 주인공까지 맡았으며 2000년 동명의 영화로도 선보였다.
국내에선 조승우, 오만석, 김다현, 김수용, 조정석 등 다수의 스타를 배출한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20만명 이상의 마니아를 몰고 다니는 인기작품이기도 하다.
원작자인 미첼마저도 한국팬들의 유별난 사랑에 대해 ‘신기하다’고 말했을 정도. 그는 지난해 5월에도 한국을 방문해 송용진, 조정석, 김수용 등 역대 ‘헤드윅’ 배우들과 콘서트를 열었다.
오는 14일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HEDWIG 10th Anniversary! 헤드윅 콘서트’는 미첼과 오만석이 꾸미는 무대로 2005년 초연 멤버인 조승우도 출연한다.
수년 전 인터넷 손수제작물(UCC)에서 오만석의 ‘헤드윅’ 공연을 본 뒤 큰 감동을 받아 한국행을 결심했던 미첼은 “올해 역시 ‘깜짝 노래’와 새로운 의상과 춤으로 ‘죽여주는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한국에서 헤드윅이 왜 이렇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다”면서 “헤드윅이 자아와 타아의 분열을 다루고 있는데 남북분단이라는 한국의 상황이 영향을 끼쳤는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오만석은 “미첼은 꾸밈이 없고 순수한 사람”이라면서 “이 작품을 하다보면 마치 내 얘기 같고 가슴이 많이 아픈데 미첼과 이야기해 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친근감을 표현했다.
이어 그는 “3년 만에 돌아온 ‘헤드윅’인 만큼 더욱 성숙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요즘 ‘내 마음의 풍금’ 주연과 ‘즐거운 인생’ 연출을 맡아 축구나 좋아하는 운동을 할 시간이 없지만 정말 즐겁고 신나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개 오디션을 통과한 10대 헤드윅 이주광도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그는 “헤드윅으로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미첼을 처음 보고 다리가 풀려 쓰러지는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한때 80㎏이 넘게 살이 쪘던 그는 오디션을 위해 한 달 만에 14㎏을 감량하기도 했다.
이날 이주광의 노래를 처음 들은 미첼은 “목소리가 무척 판타스틱하다. 매우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신예 이주광의 실력은 오는 27일부터 7개월간 서울 삼성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진행될 ‘헤드윅’의 7월 공연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
/[email protected] 박하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