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재협상 불가능하다”지만..
【뉴욕=채지용특파원】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에 대해 미국 정부는 일단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단계적 수입을 허용하는 자율규제방식도 제기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농무부는 재협상은 없을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한 합의를 준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전날에는 에드 샤퍼 농부장관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미국은 국내와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우수한 식품을 공급하고 있고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소관하는 상원 재무위원장 막스 보커스는 보다 강경한 입장이다.
이날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한 양국의 합의를 한국측이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체결된 합의에 대해 한국은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보커스 위원장은 “미국의 쇠고기는 안전하다”며 쇠고기 수입 합의를 지킬지 여부에 대한 “칼자루는 한국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다시 금지토록 하는 한국 정부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미 FTA 비준을 추진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육류수출업계는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는 한국에서 일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과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 요구 등에 대해서는 양국의 합의가 먼저 필요한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워싱턴DC를 방문한 한국 대표단이 한국과 미국측 수출입 업자들의 자율규제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가 쌓일 때까지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을 일정기간 유예하고 이를 미 정부가 인증하는 방안을 제시함에 따라 미국에서도 단계적 수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존 순 상원의원은 한국 방미단과의 회담 후 이날 “한국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30개월 미만 쇠고기만을 수출하는 방안을 지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백악관도 수출입업자들이 자율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한다면 이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자율규제방식의 가능성을 더욱 높게 하고 있다.
버시바우 한국대사도 이날 “양국이 지난 4월에 만든 미국산 쇠고기 관련 합의문 자체는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한국의 검역주권 및 특정위험물질(SRM)과 관련된 추가적 합의를 통해 재협상 없이도 관련된 우려사항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민간규제를 양국 정부가 보증하는 방안을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광우병을 발생시킨다는 과학적 근거가 미비한 상태에서 이들 상품에 대한 수출금지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한국측의 입장을 미국이 무조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으며 쇠고기의 안전성 등에 대한 민감한 부분만을 검토하는 방안 등이 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