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계약자 두번 울린 ‘보험설계사’

김주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례1. 서울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K씨는 국내 한 생보사로부터 2001년 8월 월납 13만원으로 사망보장 1억, 6.5%의 이율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그 이후 추가로 월납 18만원에 사망보장 1억, 3%대의 변동이율을 적용한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설계사 권유 때문에 종신보험에 중복 가입한 터라 최근 경기가 어려워져 이를 정리하려하자 설계사는 감액완납제도를 이용하면 사망보장을 조금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일시에 낼 수 있다고 K씨를 설득했다.

결국 K씨는 6.5%의 고이율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 466만원으로 감액완납처리를 하고 추가로 월납 18만원짜리 상품도 감액완납했다. 자세한 내용을 듣지 못한 K씨는 사망보장이 1억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사례2. 정기보험 계약자 A씨는 가입 5년 후 경제사정 악화로 감액완납제도를 활용했다. 향후 자신의 사후 사망보험금이 3분의 1밖에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설계사에게 문의한 결과 보장 한도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설계사가 감액완납제도를 활용할 경우 보험금이 줄어든다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보험료 납입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도입한 감액완납제도가 보장금도 줄어든다는 사실을 안내받지 못해 보험사와 계약자 간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분쟁이 늘고 있다.

감액완납제도란 경제사정을 이유로 보험료 납입이 어려울 때 해약환급금으로 나머지 보험료를 일시에 납입하는 대신 보장금액이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현상은 일부 설계사들이 실적 경쟁을 위해 계약유지를 빌미로 계약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형 확대에 나선 생명보험업계에 계약유지 등 내실도 동시에 다지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감액완납제도에 대한 건수와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생보 빅3 중 하나인 A사의 경우 감액완납제도의 계약건수는 2004년 125건에서 2005년 410건, 2006년에는 무려 1500건에 이르는 등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B사 역시 2004년 7308건에서 2005년 6436건으로 줄었지만 2006년 7092건으로 다시 급증했다.

그러나 설계사 간 수당경쟁이 과열되면서 감액완납제도를 실적유지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보장금액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보험료가 더 비싼 변액보험 등에 가입시키기 위해 기존의 보험에 대해 감액완납시키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사는 해약을 방지하거나 더 비싼 보험에 가입시켜 많은 수당을 챙길 수 있지만 고객은 사정이 다르다. 자신이 해지시 받는 돈으로 보험료를 낸다는 소리만 믿었다가 나중에 보장금액이 형편없이 떨어져 가입 안한 것만 못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객이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 한 중소형사는 감액완납에 대한 민원이 20%증가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감독당국·보험사 모두 완전판매를 강조하기 때문에 유지율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감액완납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것”이라며 “설계사가 계약유지를 위해 고객에게 보장금액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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