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획기적인 공기업-장관 공동책임제
정부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임원 인사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손질한다는 소식이다. 최근 공공 기관장의 연봉을 삭감키로 한데 이어 이달부터 계약 경영제를 시행해 기관장의 임기를 사실상 1년으로 단축한다는 것이다. 또 올 하반기에는 임원 선임 절차를 전면 개편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도 추진키로 했다. 공공기관의 비효율과 방만한 경영이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일단 바람직한 정책 전환이다.
계약 경영제의 도입에 따라 공기업 임원들은 민간 기업처럼 실적을 올려야 연임이 가능해진다. 현행 3년으로 보장돼 있는 임기를 사실상 단축하는 것으로 ‘철밥통 신화’가 발 붙일 여지가 없어진다. 또 시행 과정에서 주무부처의 권한을 강화하는 동시에 장·차관 평가에도 반영함으로써 공동책임 체계를 구축키로 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정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임원 선임절차 개편 추진도 주목할 만하다. 현행 법에 따른 공기업 임원 공모는 통상 2개월 이상 걸린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 줄대기’ 등 외부의 간섭 가능성이 높고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경영 공백이 불가피한 점 등 제도상 허점을 갖고 있다. 새 정부 들어 기관장 인사 수요가 발생한 200개 공공기관 가운데 이달 초까지 선발 절차가 마무리된 곳이 22개에 불과한 것도 제도적 허점 탓이 크다.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려온 공기업 및 정부기관의 개편 필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 역대 정부도 이를 인식해 집권 초기에는 항상 개편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집권 초기 논공행상식 ‘나눠 먹기’와 관련 노조 등 기득권층의 반발로 개혁 노력은 번번이 실패로 그쳤다. 정부가 본격적인 개혁에 앞서 인사 시스템을 우선 개편한 것은 반발을 최소화하되 효과는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바람직하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지나치게 실적만을 앞세울 경우 공익 우선이라는 원칙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의 설립 목적을 살리면서 비효율과 방만한 경영 관행을 개선하려는 세심한 계획이 필요한 이유다.




